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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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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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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산......


BY 햇반 2003-10-30

(용문사)

 

용문사에 가기로했다
집에서 거리도 적당하고 아이들도 현장체험학습의 날이라
토요일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여유롭게 용문사로 향했다

용문사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龍門面) 용문산에 있는 신라시대에 세워진 사찰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奉先寺)의 말사이다
649년(진덕여왕 3) 원효대사가 창건하였고 892년(진성여왕 6)에 도선국사(道詵國師)가
중창하였으며  고려 공민왕 때 나옹(懶翁)이 중수하는 등 중 · 개수를 거듭하였고
조선조인 1447년(세종 29)에 대대적인 중건이 이루어졌다
그 후 1907년(융희 1)에 왜군의 병화로 전건물이 소실된 것을 당시의 주지 취운(翠雲)이 소규모로 재건하여 유지해 오던 중 그나마 6 ·25전쟁 때 파괴되어 현재는 3칸의 대웅전과, 관음전 ·산령각(山靈閣) ·종각 ·요사(寮舍) 등이 남아 있을 뿐이다
이 절에는 조선 전기의 정지국사(正智國師) 부도 및 비(보물 531)가 있다(퍼옴)

도로는 생각보다 한산했고 낮은 산중턱에 빼곡히 차있는 빛깔 고운  단풀잎들을 보자
남편의 오버맨트가 시작되었다
올때부터 못마땅한 아들은 아빠의  감탄에 반기를 드러내며 툴툴거리가 시작했다

 

(잘못된산행)

 

주차장 진입로는 가을이면 늘 그렇듯 은행나무들의 행렬로  온통 노란색 물결이었고
쌩 하고 달려가는 차 뒤로 은행잎들이 우르르 몰려가다 이내지쳐  주저앉는
모습들도  예전풍경그대로다
놀려대는지도 모르는 은행잎의 모습에 깔깔대던 아들 녀석 기분이 잠시 좋아진듯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어 유명한 용문사
내 보기엔 산은 다 산이다
길도 아닌곳에  사람들의 발에 밟힌 흔적으로 길이 되어지는곳
오르면 내려가야 하는산
멀리서 보면 대단해 보이기도 하건만 가까이 보면 오히려 흉물스런 모습까지도 보여지는 산
용문사에 서너번은 와 본적 있지만 늘 대웅전과  은행나무 아래서 사진만 찍고는
부랴부랴 내려가곤했다
그런 내가 마당바위까지 가자고 선뜻 제안을 하자 남편은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등산로 입구에는 코스별로 서너갈래 길이 나 있었다
제일 쉬운 완만한 길이 거리3.5km마당바위라했다
러닝머신위에서  빠른걸음으로 30분 걸으면 4km의 거리
그걸 생각하면 그리 대수롭지 않건만 산은 나에게 적수이니만큼...
만만한 거리는 아니었지만 심호흡한번 크게 하고 인심쓰듯 가보마고했다
아들은 이미 은행나무에서부터 아빠와 옥신각신하더니 포기를 한 눈치다
내가 몇차례 달래고 달래서 몇걸음 함께 걷다가 그만두라고했다
컴퓨터랑 친구가 더 좋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못하는바 아니지만  아직 사람에 대한 
배려를 모르는 아이를 끌고 가기엔 역부족인거 같다
아니 실은 내 자신이 싫은  산에 끌려가는 고난(?)을 당한바 있어 그렇게 이해하기가 훨씬 쉬웠다

마당바위
처음엔 그런대로 조곤조곤 딸과 이야기도 하고 개울물따라 노래도 부르며 잘 올라갔다
제법 날쌘 날 보더니 어제 청평사에서 기가 충전된 것이냐먀 남편이 놀려댄다
예의를 갗추며 애써 즐거운 척 하는 내 맘도 모르는 남편
오로지 자신(남편)을 위해 산행을 결심을 한거라면  고맙다 정을 느낄까
아님 치사하고 자존심상해하며 화를낼까
헤아리는 마음도 잠시,그렇게 30여분을 오르고 올라도 끝도 보이지 않자
볼멘소리가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왔다

"참..길도 더럽게 생겼다~~"

남편이 그 소리를 듣고 그제야 실실웃는다

땅은 거의 없고 기와장만한 돌덩이들을 밟고 가야 하는 산
가끔은 기어올라야 하고 가끔은 미끄러져야하고
내려오는 사람과 마주서서 기다려야 하고 
서서히 지쳐가는 내 입에서 나온말
"길이 참 더럽다"였다

그렇게 다시 30여분
딸 아이와 내가  모두  힘들어하는걸 보니 안되겠다 싶은지  남편이 마당바위 못미처
용각암이라는 곳에서 되돌아 가자고 했다
그도 너무 힘들다
길이를 잘못 쟀나보다고 투덜거리기 시작하자 딸 아이도 돌아가자고 했다
아무소리 않고 앞서가는남편을 디에서 보다가 바위에 엉덩이를 붙이고는
안가겠다며  혼자 다녀오라며 예의고 배려고 다 팽겨쳐버렸웠다
내 본연의 모습은결국 정상을 향해 가다만 산중턱에서  다 드러나고 만 것이다

 

(통하였느냐)

 

남편은 아마 정상쯤에서 내손을 잡고 그러고 싶었을테지
자 봐라~
저 아래 굽이치는 단풍의 물결들을
이 아름다운 대자연의 향연을 나와 만끽하고 싶었노라고...

내 마음을 남편 또한 모를리 없다
기를 쓰고 올라가보려고 했던 내 마음을...

그것으로 되었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것 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있으랴

그렇게 나의 부질없는 산행은 막을 내리고
올라갈때의 힘든 기색도 잊은듯 발빠르게 내려가다
내 눈에 밟힌 아들의 심심한 얼굴에는 미안함과 기다림에 지친 외로움이 가득 차 있었다
미운마음도 잠시....

불편한 신발을 신고 애써 참기보다는 각자 서로에게 맞는 신발을 골라주어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봄직도...
그것이 뚜렷한 목표보다 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아들에게 방금 산에서 따온 단풍같은 밝고 환한 미소를 건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