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569

농장일기 6-유혹의 들녁


BY 초록이 2009-06-28

1박으로 출장갔다오는 민희아빠가 오는것도 모르고  아이들 점심 챙겨주고는

너무 졸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니  오후 4시가 다 되었다

배춧국해서 이른 저녁을 차려 먹고 장좀 보고 밭으로 갔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많은 주말농삿꾼들이 밭을 돌보고 있네

처음 농장을 보러 왔을적엔 텅빈 흙마당이던 것이 지금은 푸른 농작물들로

 무성한 여름농장

다른밭의 주렁주렁달린 굵은 토마토들

푸짐한 호박꽃아래 반짝이는 이쁜 연두색 애호박

축 땅으로  늘어져 자란 탐나는 가지열매

풍성히 조롱조롱 달린 고추밭의 고추

와~ 잘자란 농작물들이 나를유혹하누마 ㅋㅋㅋ

 

곧 장맛비가 온다지만 갈라진 마른 흙을 보니 밭의 갈증이 안스러 일단 물을 준다

조루를 높이 들고 소나기 내리듯 시원히 단비를 뿌려주니 마음이 흐뭇해 진다

이러면 흙이 말랑해져 풀뽑기도 좋고,,,

짙은 보라색가지나무가  겁나게 자랐다

아직 탱글하고 반짝이는 가지열매를 달고 있지는 않고 대가 완연한 가지의 태를 갗춘게 의젓하다

무성한 방울토마토  두그루가 동글동글 쪼르르한 파란 열매를 자랑하며 있길레

마구 뻗어 나간   가지치기를  해 준다

방울토마토인지 알고 같이 사온 모종하나는 일반토마토인게 확연히 드러났다

주먹만큼한 크기로 커지는 알맹이, 어째 본 줄기가 위태해 보이는건 나의 기우일까

이것도 가지를 따준다

당근밭은 가는 연두색 잎들이 온통 무성하긴 한데 밑을 보면 뿌리는 드문드문 서있어

위 잎들만 살짝 쳐 준다 주황색 당근이 올라와 윗대가리가 보이는게 ,,흠,,사랑스러워

몇뿌리 캐보니 볶음밥할때,카레라이스할때 썰어 넣어 줄 만큼이다

감자는 꽃도 안 피고 약간 줄기가 누래지면서 옆으로 쓰러진것도 있고

걱정을 자아 내는데,,,살짝 옆구리흙를 파내 감자알을 꺼내 본다

큭크 ㅋㅋㅋ튼실한 탁구공보다는 큰 알맹이가 ~~~~~~손에 잽혔다 !

옥수수 하나는 1미터 가량 쑥 자라있어

우리밭의 어떤 작물보다 키가 크다

민희아빠 왈

ㅡ 오이는 크는거야 마는거야,,,, (곧이어 환성) 아! 이거 봐라 큰오이야 ! 

돌아가 보니 글씨,,,, 제대로 다 자란 오이 하나가 태연히 달려 있음이여!

조심해서 따고 풋고추하고 청양고추 따서 구분해 놓고

청상추도 따서 담았다

풀뽑기 하다 아직은 밝은 하늘을 쳐다 보는데 날개가 큰새 한마리 날아 간다

유유히

ㅡ민희아빠 새좀 봐 아주 커 !

ㅡ ....

무반응이 반응인 그.  그려려니~~~~

 

오늘도 수확물을 싸들고 어둑해진 밭을 걸어 나온다

너무 늦으니 이제 모기가 귀찮다 이곳저곳 물려 가렵고

밍밍 맹맹

어디서 들려오는 맹꽁이?개구리소리?

어릴적 온 여름밤을 가득 채우며 시끄럽게 노래하던 그 소리다

오지 못한 아이들에게 들려 주고파 디카에 녹음할려고 준비하니

소리가 멈춘다 ;;;;

결국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지난번에 한묶음 꺽어다  일주일여를 내게 무한행복을 주었던 그 노란 꽃은

바로 쑥갓꽃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