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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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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문제


BY 마가렛 2024-09-06

아침에 초가을 비가 대지를 적시더니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상쾌하다. 나는 이런날씨를 좋아한다. 이런 날씨면 의례 전화를 하는 친구가 있어서 또 좋다.
모처럼 강남을 나왔다.

우리집에선 제법 거리가 있어서 서둘러 나섰다.
혼자서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갖고자 했는데
남편이 만나서 같이 가자고 한다.
못된 와이프는 혼자 가는게 편해서 볼 일이 있어서 먼저 나왔다고 둘러댔다.
내가 생각해도 내가 문제다.
왜 남편과 거리두기를 하는걸까?
알콩달콩한 부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덤덤한 부부도,
쇼윈도우 부부도 아닌데 내가 거리두기에 앞장선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변했다.
남편이 싫은것도 아니고 미운 것도 아닌데
나는 나 혼자가 좋은거다.
친구가 나를 보면서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혼자 잘 노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남편과 거리두는 것도 이상하단다.
그렇다고 외롭고 우울해 하는 것도 아니니
더욱 이해가 안 된다는데 ..
오스카 와일드가 말을 했던가?
나자신을 잘 알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도
여전히 낯설다고.
나에게 와닿는 말이다.
나는 내가 나를 잘 모르겠다.
누구나 한번쯤은 했을 MBTI를 해 보아도 달라졌다.
물론 내가 E와 I성향이 접한 중간 부분이고
S와 T가 왔다갔다 하는 성격 같다.
믿거나 말거나 혈액형이나 MBTI에 연연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말이 그렇다는 것이다.ㅎ

천천히 걷다보니 역삼역 차병원 근처까지 왔다
차병원 간판을 보니 아스라이  떠오르는 옛추억 하나.
아들을 여기서  분만했었지
그때는 어머님보다 큰어머님이 더 축하를 해주셨다.
아마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그랬을 것이다.
나에게 잘해주신 큰어머님이신데  언제부턴가 그전만큼 뵙지를 않으니 거리가 생겨 안부전화도 못드린지 오래됐다.
전화를 드려도 귀가 안 들리셔서 직접통화하기는 어려우니 점점
내쪽에서도 소원해졌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람행실을 제대로 하고 사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날씨 탓인가 이런저런 생각에 모처럼 글을 써 본다.

내가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