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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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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꾸눈 되다


BY 그린플라워 2010-01-20

그저께 밤에 왼쪽눈이 좀 가려웠다.

대수롭지 않게 눈을 몇번 비볐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눈 안쪽이 좀 부은 게 심상치 않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아동복 매장 하는 이가 매장 하루 봐 달래서 하루종일 아르바이트 했다.

집에 와서도 별다른 진전없이 잘 지냈는데...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니 눈이 심상치 않게 부어 있었다.

낮에 병원에 가려고 햇지만 작은애 친구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못 가고

애들 치닥거리를 해주고 있는데 도무지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어지간해서는 병원에 안 가고 버티는데 슬그머니 겁이 나서 안과에 갔다.

 

의사선생님께서 대뜸 다래끼라고 하셨다.

안도하는 것은 잠시였다.

"상태가 심해서 수술해야겠네요."

병원에 환자라고는 좀전에 나간 사람과 나 뿐이니...

살짝 의구심이 들었지만 병원에 들어온 이상 거부할 용기도 안 나고

수술대 위에 누웠다.

마취주사를 놓고 눈을 꾹꾹 아프게 몇번 누르더니 칼로 쨌나 보다.

의사선생님께서 삼분 정도 지혈이 되게 손으로 누르고 있으라 하셨다.

 

잠시 후 간호사가 내 손을 떼더니 자신의 손으로 자꾸 아프게 눌러 댄다.

"지혈이 안 되나요?" 하고 물으니

"네. 지혈이 잘 안되는 체질인가요?" 한다.

"아니요."

한참 뒤 안대를 붙이고 주사까지 한대 맞았다.

 

약은 하루치만 받고 일주일동안 날마다 치료하러 오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지인들을 만나 사정 이야기를 하니

다들 깔깔 웃으면서 마이신 몇개만 먹으면 될 걸 뭐하러 그랬냔다. ㅠ.ㅠ

 

하기사 예전 같았으면 다래끼 나면 속눈썹 두어개만 뽑으면 슬그머니 가라앉았었다.

이번에도 다래끼인 줄 진작 알앗더라면 그저 속눈썹이나 뽑고 말았을 것을...

 

눈에 안대를 붙이고 집으로 오자 애들이 더 놀랜다.

"엄마 수술했어. TV와 컴퓨터를 너무 많이 해서 눈에 무리가 갔대. 니네들도 조심해."

큰애가 컴퓨터로 게임하려다가 슬그머니 제방으로 들어갔다.

작은애도 만화를 보다가 독서록 쓰겠다면서 제방으로 들어갔다.

 

안과나 피부과는 최소한 일주일이상 날마다 다니게 하므로 거의 안 가는 편인데

이번에 제대로 낚였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