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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돈은 좀 천천히 벌고 싶다


BY 천정자 2010-08-03

쥐뿔도 뭐도 아무것도 없으면서 무슨 소리냐고 되지도 않을 말이라고

무시해도 괜찮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겠다. 나도 한 때는 수 백만원의 월급을 꿈꾸면서

자격증도 따고 그것도 모지라서 학원에 등록을 하고 싶어도 그 놈의 돈이 없어서,

우선은 먹고사는 게 뭔지, 입에 풀칠은 아직 안해봤지만 근근히 사는 것도 힘든 적이 더 많았다. 대출을 받으러 은행을 갔더니 묻지마관광은 많이 들었어도, 너무 많은 것을 물어보고 확인 해보고 그래도 모지란가 같이 사는 사람도 보증서야 한다고, 하더니 연대보증으로 또 세워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럼 하지 말라는 애기로 알아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만약에 빚을 못 갚으면 연대보증인은 나 대신 빚을 청산하라는 뜻인데, 사람으로 살다보니 이런 게 참 누추하고 비루하게 보인다.  이런 일이 한 십여년 전인데, 그 때 그 이후로 다시는 은행에 간다면 기껏 공과금이나 내러가고 통장정리하러 기계 앞에 카메라가 나를 보고 있을까 어떻게 내가 찍힐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의 못생긴 얼굴이 갑자기 이쁘게 나 올리는 없지만 혼자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기껏해야 만원 이 만원 찾으러 가는데도 카메라 밑에 거울앞에세  루즈를 꺼내  바른다.

감춰놓은 어떤 남자를 만나러 가는 기분이 이런 기분일까 ? 괜히 4시 반만 되면 가슴이 울렁거린다, 그 놈의 영업외 시간에 돈 찾으면  찾는 돈보다 더 큰 수수료때문이다.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을 한 번 당해보니  에구 차라리 셀레임이나 두근 거리는 세기로 은행에 돈을 찾을 때 순위는 뭐 그런거 없을까 겉으론 멀쩡한 여자가 속으론 별별 엉뚱한 생각을 쌓아 놓지만 감히 그런데가 어딘데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애길 어떻게 걸어볼까 싶다.   

 

돈 못버는 것이랑 안 버는 것이랑 말이 틀리다. 나는 반반이다. 그렇게 생각한다.

왜냐하면 못 번다고 생각하면 돈부터 먼제 창조되고 사람나는 세상에 돈 없는 사람이 사람대접을 제대로 받기 어렵기 때분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사람이 곧 소비자다. 소비자 권리를 꼼꼼히 챙겨주는 세상인데

돈 없는 소비자는 소비자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돈을 많이 쓰든가 많이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럴려면 돈을 많이 벌어두고 그것도 잘 감춰놓아야 한다. 누가 뺏어갈까 걱정도 해야 하고 뺏기면 경찰에 신고나 고소를 해야하며, 그걸 되찾기 위해서 또 돈을 줘서 변호사를 사야한다. 정말로 큰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작년이던가 겨울에  내 친구가 에어컨을 미리 예약을 해 뒀다고, 쓰던 에어컨을 준단다. 처음엔 그거 참 잘됐다 싶어 고맙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나고보니 이거 가져갈려도 차를 끌고 가도 트럭을 불러야 되고, 설사 가져와도 여름에 한 번 돌리는 그 기계때문에 전깃세가 은근히 걱정 되는 것이다. 다시 전화를 걸어 그 에어컨 전깃세가 얼마 나오냐고 물었더니

좀 아껴 틀으면 일 이십만원은 나온단다. 나는 다른 사람에게 주던지 팔으라고 했다.

 

말이 그렇지 전깃세가 몇 십만원을 몇 년 내면, 금방 기계값을 추월하고 나는 전깃세를 벌기 위해서 알바를 하던 야근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딸과 저녁에 재미난 드라마도 못 보고, 같이 있지 못하니 울 딸 전화로 징징거릴테고. 또 돈을 버니까 맛잇는 거 많이 사와 몇 통의 문자를 보내면 핸드폰요금도 올라 갈테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동차도 그렇다. 사실 차 값보다 더 비싼 것이 유류비, 즉 기름값이다. 더군다나 오른다면 계속 오르는 것이 이 차값보다 기름값인데. 생활비에 반은 이 차유지비에 몽땅 들어가는 집 참 많이 봤다. 거기다가 갖은 것이 많으면 세금은 싸게 해주나 그것도 아니고.

내가 사 둔 기계때문인데, 내가 분명히 주인인데 어찌 된 노릇인지 그 관리에 더 공이 들어간다.

 

살다보니 겉치장하다가 들어간 돈을 벌려니 다리 가랭이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늘 절절매는 살림에 우울증 걸리게 생겼다. 이젠 돈을 모을려고 돈을 벌려는 것보다 먼저 쓴 카드값 막아야 하는데. 그 놈의 결제일은 왜 그리 빨리 오는지 돌아서면 월세 내야지, 괸리비 내야지. 거기다가 애들 학원비도 금방 금방 돌아오니 정신을 못 차릴 정도다.

 

마트 가기전에 절대 쓸데없는 것은 사지 말자 다짐했거늘 집에 돌아와서 보면 같은 거 똑 같은 게 다용도실에서 베란다에서 썩어가는 감자 한 박스는 그냥 싹이나고 가지가 난다는 친구 애길 듣고 웃고 말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사람이나 인간보다 더 대우 받는 사람은 바로 소비자들이라 우린 거기에 누구도  모르게 길들여져 버린 것이다. 나도 집에 냉장고에 일 년 전에 넣어 둔 게 아직도 잇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안 찾아서 모르지 오래 된 것을  쾅쾅 얼리는 것이 냉장고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돈을 벌어도 벌어도 모자른 것은 당연하다.한 가지 이상한 것은  매달리거나 집착을 하면 사람도 돈도 심지어 사랑도 떠난다. 아주 넌덜머리가 난다면서..

 

늘 채워야 되고, 늘 부족한 것은 안달나게 하고 소비자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함은 또다른 열등감을 탄생시킨다.무엇인가 채워야 꼭 스트레스를 해소 된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방송이나 미디어가  발달하니 집에서 홈쇼핑을 한다. 집인데 뭘 못 살까? 쇼핑중독은 소비자들에게 마약과 같다. 잘 아는 사람인데 나에게 믹서기가 있냐 묻길래 왜 그러냐고 했더니 홈쇼핑에서 홀려 믹서기를 세개나 주문했단다. 그거 남편이 알거나 보면 안되니까 나보고 하나를 해결 해달란다. 남의 쇼핑중독에 내가 해결사가  된 기분이 들었다.

 

돈을 안 번다는 것은 거짓말 일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거짓말같은 일을 한 번 헤보고 싶다. 입고 싶은 옷을 하나 사입고 싶어서 돈을 번 적도 있고, 좋은 가전제품을 최신으로 마련하고 싶어 적금도 들어보고 했지만 만족은 몰랐다. 만족이라는 것은 누군가 이렇게 한 획으로 여기까지 입니다 알려주는 것인 줄 착각했었다.. 내가 찾아 헤메는 만족한계선은 다른 타인의 기준을 비교하여 억지로 상한가를 그려 낸 것들뿐인데, 정작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남의 기준과 시선이었다. 이러니 나의 기준은 어디에서 헤메던지 말던지 전혀 관심조차 두지 못했었다.

 

돈 버는 법이나, 비법이나 돈 빨리벌기 책도 수 십권 들여다 봐도 나의 만족 한계선은

전혀 가르쳐 주지 않았다. 이제야 생각을 해보니 그런 것을 알려주는 책이었으면 만들지도 않았을테고, 이렇게 자본으로 똘똘 뭉친 지금세상에 뚱딴지같은 말이면 통할 리 없기에  그냥 빨리 빨리 돈 벌면 성공하는 것이고, 남의 박수에 늘 인사 받는 것이 멋들어지고 잘 사는 것의 기준을 늘 상 읽어보니 이것도 나도 모르게 나의 기준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그렇게 빨리 돈을 많이 모으지 못했고, 얻은 거라면 이젠 더 이상 젊은 세대가 아니고 앞으로 자식들 눈치도 슬슬 봐야 할 때가 되고보니 에라이 나도 모르겠다 그냥 돈 많이 못 벌어도 안 벌어도 숨쉬는 데 공기파는 사람 나 올 때까지 이대로 살아보자식이 되버렸다.

 

그러니 돈을 안 번다는 것도 아주 어려운 일이니 좀 쉬면서 조금씩 쉬어가면서 벌려고 마음을 먹었다  마음을 먹고 나니 남는 건 시간이다. 있는 건 시간뿐인데 오늘은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아침을 못 먹었지만 별로 속상하지 않다. 없어서 못 먹은 경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엔 집에 냉장고를 한 번 뒤져봐야지.

 

마트는 내일 천천히 가봐야 겠다. 집에 뭐가 있나 없나 확인도 해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