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천사들을 있게 하셨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이 명하시는 일을 행하는 자들로 창조되었습니다. 그들은 아름다웠으며 영원한 형상을 가지도록 지음 받았습니다.
천사들 중에 뛰어나도록 아름다운 천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지으신 자신의 아름다운 형상 안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과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다른 천사들이 갖지 못한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느 날 부터인가 자신 안에 무언가 결핍되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그것이 무엇인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하늘을 오가는 천사들과 그 주인되신 하나님을 주목하여 잘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자신에게 결핍되어져 있는 것이 무엇인 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 알 수 없는 가운데에서 천사는 홀로 외눈을 가진 자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는 점점 더 상황을 참기가 어려워졌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원망감이 점차 솟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이제는 순종의 마음이 아닌 판단의 마음을 가지고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곧 그 분이 하시는 일에 헛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분은 너무나 관대했습니다. 다른 천사들이 간혹 명령을 수행하는 일에 실수를 할 때에 조차도 잠시 이야기하실 뿐 벌을 내리지 않으셨습니다. 하늘의 중요한 일들에는 체계가 확실하게 잡혀 있어야 하는 법인데, 그 분이 하는 일은 오히려 허술해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그런 허술함으로 하늘의 중요한 일들을 통치하는 것은 절대자에게 맞지 않는 일일 것이었습니다. 견고한 성을 구축하는 데에는 신중함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터인데, 그 분은 오히려 너무나 천사들을 또 자신이 지은 세계를 쉽게 신뢰하는 것 같았습니다. 의심함으로 감시하고 경계하는 일이 도무지 없는 분 같았습니다.
천사는 그 틈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고, 그 분의 허술함을 틈타 자신이 그 자리에 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곧 그 생각을 수행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천사들 중에서 자신과 비슷한 존재들을 골라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처럼 무언가가 결핍되어 있는 천사들은 꽤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무리로 삼았으며, 조용히 그 세력을 넓혀가기 시작했습니다. 특권이 부여되어 있었던 그는 스스로 자신의 편에 설 무리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만들어 내는 무리들은 자신이 가진 결핍을 점점 더 많이 가진 자들이 되어갔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완전한 결핍 안에 있는 존재화 되어 갔습니다.
비밀리에 진행된 그의 절대자를 향한 반란은 그러나, 너무나 어이없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가 이끄는 거대한 무리들은 미처 하나님의 성에 도달하기도 전에 절대자로부터 흘러나오는 빛 앞에서 산산히 흩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하나님 앞에 따로 불려나갔습니다. 그는 죽음을 각오한 채로 그 분 앞에 섰습니다. 그러나 그 분은 천사의 생명을 앗아가지 않으셨습니다. 천사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 분 자신이 만든 약속, 영생으로 지음 받은 존재인 천사들이라는 약속을 스스로 깨뜨릴 수 없는 분이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분은 천사가 가진 능력을 완전히 빼앗지도 않으셨습니다. 몇 가지의 특권만을 제하신 채로, 그와 그의 무리들을 조용히 하늘 아래쪽으로 내어 쫓으셨습니다.
아래 하늘로 내려 온 천사는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차라리 자신을 처형하는 쪽이 더 나았을 것이었습니다. 깊은 자존감의 상처와 더욱 커진 분노감을 감춘 채로 천사는 은신하듯 아래 하늘에서 숨어 다녔습니다.
깜깜한 우물 안에 영원히 잠겨 있는 듯 지내던 그에게 어느 날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그것은 하늘 위 아래로 왕래하던 천사들의 이야기 속에서 들려왔습니다. 하나님이 낮은 하늘 아래에 세상을 하나 창조하신 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그 새로이 창조될 세상은 지금 껏 존재한 적이 없는 독특한 세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더우기 그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하시려고 하는 새로운 존재에게 주시려고 만드시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천사는 모든 주의를 다 기울여 그들의 이야기에 집중하였습니다. 그 존재는 '인간'이라고 불리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인간이라..'
천사는 자신이 늘 숨어 지내기를 좋아하는 곳으로 돌아와 생각에 잠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