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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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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존댓말


BY 모퉁이 2010-06-09

“이제 중화제 하실 게요”

파마 중간에 중화제를 뿌리겠다고 노르스름한 머리에 마스카라를 짙게 그린 미용실의 예쁜 언니가

친절하고 상냥한 말씨로 일러준다.

파마를 풀더니 이번에는

“이제 샴푸 하실 게요.” 하면서 샴푸장소로 안내를 한다.

모든 행동이 끝나고 미용실 가운을 벗으니

“이리 주시면 되세요.” 하며 가운을 받아 든다.

계산대에서 카드를 꺼내니

“얼마 되세요. 어떻게 하실까요?”

일시불로 하겠다고 하니

“네..그럼 일시불로 하실게요.” 한다.

거 참 말투 한번 요상하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남편 여름 셔츠 하나 사러 갔던 그 백화점에서도 그랬다.

옷 고르기를 돕던 직원이

“이 옷은 구김이 없으시고 카라도 접히지 않게 단추도 있으시고요.

세탁해서 바로 입으실 수 있어 아주 편하세요.”

나오는 길에 엘리베이터 길을 묻자

“저쪽으로 가시면 있으세요.” 한다.

거 참 듣기 거북하고 어색하다.

 

인사와 친절로 고객들에게 존댓말을 쓰게끔 교육을 받았을 것이고

그대로 고객을 대하는 직원으로서의 임무를 하고 있겠지만

친절, 아니 존대가 지나쳐 옷에도 단추에도 심지어는

자신에게도 존댓말을 쓴다.

 

요즘 어디를 가나 극진한 친절로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

인사 받는 일에 익숙치 않은 탓에 어색할 때도 있다.

그런 중에 심하다 못해 넘치는 극존칭이 때론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미로 존댓말을 쓰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사물에까지 존대를 하는 경우는 아니라고 본다.

초등학교 시절에

“00아! 선생님이 너 교무실로 오시란다.” 하던 말은

차라리 애교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