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요일, 나는 하루종일 땅바닥에 엎드려 슬슬기어다녔다. 토요일 오후에 옷수선 맡기러 차타고 갔다가 아예 목욕바구니까지 들고나가 목욕까지 하고 집으로왔다. 목욕탕이 집과의 거리가 걸어서 10분 정도라 항상 걸어다녔기에 습관적으로 목욕을 끝내고 평소처럼 걸어서 집으로 왔다. 일요일 아침 일찍 남편과 어시장에 갈려고 나왔는데 우리차가 보이지 않았다. 혹시 지하주차장에 세워뒀나 하고 지하로 가보았지만 없었다. 다시 지상으로... 일요일이라 빼곡히 들어차있는 차를 일일이 확인했지만 아파트 주차장공간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경비아저씨들까지 동원되고, 나를 바라보는 남편의 도끼눈을 외면한채 나는 리모콘으로 '이놈의 차야 제발 나타나라'를 속으로 외치며 눌러댔지만 불이 깜빡이는 차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럴수 밖에.. 정말 그렇게 필름이 끊길수가 있을까. 경비 아저씨들도 죄인아닌 죄인처럼 차넘버를 적어 이리저리 살피며 다녔고, 내가 마지막 차를 주차한터라(목욕가기전에 주차되어 있었던곳) 무조건 그자리를 지목하며 세워 놓았다고 우기고.... 새차를 산지가 한달 조금 넘었다. 지난번 차는 11년을 타고는 휴가때 고장이 나서 도저히 재생불능이라 폐차 시켰었다. 그러니 나도 남편도 안타까움은 더할수 밖에... 드디어 남편이 경찰서로 연락하기 위해 집으로 다시 들어갈려는 찰라에 갑자기 '번쩍' 번개가 튀었다. "아, 잠깐만요. 어제 목욕탕앞에 세워둔것 같은데...." "뭣이라꼬?"(이 목소리는 표현할수 없음) 경비아저씨들은 허허 웃으며 돌아가고 나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마냥 목욕탕까지 남편뒤를 쫄쫄 따라갔다. 얌전히 세워져있는 우리차를 보니 안도감보다 남편의 질책이 더 두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차를 타서부터 시장을 들러 집으로 올때까지 계속되는 남편의 된소리를 배가 불러 터지도록 듣고... "여자가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가 빼놓고 다니냐" 캐캐묵은 옛날 건망증까지 다 들먹이며 위로치고 아래로 메치고.. 귀가 따가웠지만 입이 열개라도 무슨 말을 하랴. 일요일 하루종일 집안에서 슬슬 기어 다녔다. 오늘,남편이 출근하고나서 이제야 허리를 펴본다. 아이고 허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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