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철야기도의 새로운 체험을 한 다음 체험담 올리려했는데..
막상 조금만 누워있다가 해야지 한 것이 아침까지 자버렸다.
꿈 속에서 줄다리기 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엇다.
운동장엔 줄다리기가 벌어져있고 난 응원하고 그러다 깨어나니 오전 5시 40분.
" 꼬끼오 -" 휴대폰 알람에 의해 깨어났다.
아이들은 6시에 개워야하는데 무슨 심사로 머리부터 감고 싶어서 머리 감고 하다보니 큰 딸이 동생들 아침밥 먹인다고 나와서 반찬을 만들었다.
"내가 좀 거들까? "했더니 자기가 다 한다면서
" 엄마는 밥이나 퍼" 하길래 전기밥솥을 여니 오호 통재라!
밥이 없었다.
"밥이 없는데.."
그러자 큰 애가
" 아니, 그러면 엄마는 오는 수능 시험일에 밥도 새로 안하려 했어?"
되묻는 데 참으로 난감하고 할 말이 없었다.
부랴부랴 쌀을 씻어 가스렌지에 급하게 하여 뜸도 제대로 안 든 것을 도시락만 싸보냈다.
정말 난 왜 이럴까?
둘째 말로는 코까지 드르렁 골면서 자더라던데..
왜 난 수험생들 딸내미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챙겨 먹이지 못 한 걸까?
아니 왜 그런 당연한 생각을 못 하는 건지?
나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 있길래 그러는 건지?
한 때 모성애라면 자타가 공인하는 터였다.
어느 글에선가 모성애란 것이 자기아이만을 사랑하는 것이라면 결코 가치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보고 공감했었다.
내 아이와 같은 다른 아이들까지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함을 느꼈었다. 그글에선 자기 아이만 사랑하고 집착하는 것을 나무랬고자기 아이를 사랑하듯 남의 아이들도 소중하게 여겨야한다는 것이었다.
결코 자기 아이에게 무관심하라는 취지는 아니었다.이 시간 내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사랑을 하고 아껴주고 있는지 의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있으면 하고 가고 싶은 곳 있으면 가고 만나고 싶은 사람있으면 만나고 내 마음대로의 삶을 추구하고 있다.
너희들 인생은 너희들 하기에 달렸다는 생각으로 자유방임으로 내 버려둔 것도 내가 편하기 위한 이기적인 생각이었다.
잘 보살피지 않았는데도 다행이 아이들이 다 바르게 자라주어서 고맙고
어려운 환경을 탓 하지 않고 명랑해서 좋다.
지금 이 시간이라도 법당에 가서 기도하려던 것이 이 글을 쓰고 있다.
인터넷에 일교시 끝날 때마다 문제와 답지가 뜬다는데...
오늘 저녁이면 결과를 알 게 될 것이다.
그 시간까지 뭘할까?
궁리해봐도 별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담담하게 평상시와 그대로 지내려한다.
새로운 체험은 하지 않으려한다.
어머, 저 가을 하늘 좀 봐.
아까부터 흰 구름이 움직이지 않고 나만 보고 있는 것같다.
플라타너스 잎도 정말 조용하게 움직인다.
아이들 시험장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사각사각 시험지가 돌려지고 감독관이 잔 기침을 하며- 앞뒤에 한 사람씩 있을까?-
뒷짐을 지고 서 있다.
아이들은 시험지 받자마자 이름쓰고 문제를 풀어간다.
가끔 코훌적이는 소리도 들린다.
감기 걸린 수험생일까?
수험생은 이 순간 사람이 아니다.
숨도 제대로 못 쉬고 가위에 눌린듯 겁에 질린 표정으로 저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얘들아! 전국의 수험생들아!
너희들은 유난히 착하고 복이 많은 아이들 인 것같다.
예전에 비해 날씨도 춥지 않고 손이 안시려 좋잖니?
정 모른다 싶은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고 아는 것부터 해나가라.
모두들 힘들겠지만 차분하게 풀어 보아라.
물론 점수 하나에 원하는 대학 입학문제가 걸려 있으니 긴장되는 것 당연하겠지만 ..
다 꼭 같은 잎장의 옆 친구들도 너처럼 힘겨워한다.
재수생들의 마음은 긴장보다 더 한 " 이번에야 말로 " 하는 결심으로
거뭇한 수염도 깍지 않거나 이발도 하지 않아 머리가 덥수룩한 사람도 많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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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오늘일을 웃으며 이야기할 날이 있으리라.
코골면서 기도하는 게으른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