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싶지 않아도 듣게 되는 요즈음 유행하는 노래,소위 유행가를
듣다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혼성중창단'쿨'이 부르는 '결혼해 줘요(청혼?)'와
마야(가수 이름이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쿨하게'를
듣다보니, 한쪽에서 결혼해 달라고 떼쓰듯 반복하고
한쪽에선 어차피 혼자사는 세상 쿨하게 살다 가련다고 목청을 높였다.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를 앞에 두고 청혼을 하면서 무슨 말인들 못하겠는가?
당신만을 그것도 평생동안 사랑하겠노라는 그 순진한 약속앞에 또
흔들리지 않는 여자가 또 어디 있겠는가?
쿨의 '결혼해줘요'는 사실은 예전 부터 있어 왔던 유행가 가사의 한
흐름을 그대로 따른 어찌보면 고전틱한 그런 노래 일수도 있겠다 싶다.
그들의 발랄한 노래방식을 제외하면 말이다.
하지만 요즈음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쿨하게'라는 노래를 듣다보면
여자가수의 그 열정적 목소리도 그렇지만 노랫말에서 이질감이
느껴지곤 하는 것이다. 내가 벌써 쉰세대가 된것일까?
하긴, 한동안 쌍둥이에게도 세대차이가 있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듯이
참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서 나 역시도 한참이나 뒤쳐진 쉰세대인것이다.
쿨하게란 말의 사전적 의미는
'시원하다'와 '냉정하다' 혹은'근사하다'이다.
지금까지의 사회가 끈끈한 인간관계를 중요시했던 것에 비하면
요즈음 유행하는 쿨하게란 말은 개인주의적 경향을 강하게 내포하는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유독 '우리'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고 했다.
내가족이 아니라, 우리가족.
내남편이 아니라 우리남편, 그리고 우리 아이들, 우리엄마, 우리아빠,,,
우리라는 말에 포함된 공동체의식이 우리 정서속에 깊게 들어와
있는 증거는 그밖에도 수없이 많기에
우리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라나고 배운 세대였다.
70.80년대를 살아왔던 '우리'는 그랬다.
좀더 사회구조적인 측면을 들여다 봐야 더 자세한 설명이 가능하겠고,
쿨하게라는 말이 일시적인 사회현상일수도 있겠다 싶지만,
어쩐지 앞으로는 점점 '쿨하게'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듣게
되지 않을까 염려가 되기도 한다.
물론, 공동체 의식을 체험하고 배우는 사람들, 특히 청년들도
많을것이다.
우리 고유의 공동체 의식을 소중히 하고 요즈음 세태에 맞게
적용시켜 나가는 젊은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단 생각도 해본다.
이건 조금 다른 얘기지만,중학교 도덕선생님이 해주신 얘기가 생각난다.
정보화사회를 설명을 하시면서 그러셨다. 니들이 시집갔을 때에는
아마도 컴퓨터가 사무적인 일 뿐만아니라 집안일까지도 다 해낼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그러면 정보화되고 자동화된 세상에서 컴퓨터 에게 일을 시키며
너희들은 참 편안세상 살아가게 될거라고 말씀을 하셨었다.
아주 긍정적으로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과연 그런세상이 올까는 의심스러우면서도 그런 세상이 오면
정말 일안하고 편안하게 살수 있겠단 생각을 했던것 같다.
선생님이 예전에 말씀하셨던 대로 21세기인 지금은 정보화되고
자동화된 세상이 열린듯도 하다.
인터넷이 정보화를 가능하게 해주었고
각종 전자제품들도 첨단센세를 이용해
밖에서도 실내에 있는 보일러를 켜고 밥솥을 움직여
밥을 할수도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과연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는 지금은
사람들은 생각했던 것 만큼 편안해 졌는가 묻고 싶다.
결코 그렇다라고 얘길 할수 없을 만큼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게 현실이다.
고로, 기계가 사람을 대신할수는 없는 것이란걸 안다.
결국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맺음 속에
살아있음을 느끼고 사는 일이야 말로 이 기계화된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이란걸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쿨하게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그런 세상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