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을 열어 재낄 때마다 옷을 하나씩 꺼내보는 버릇이 생겼다.
'이 옷은 작년에 입었던가?... 재작년에는?'
생각이 나면 다행이고 생각나지 않으면 나와 헤어져야 할 시간이 돌아온 거다.
많은 옷들이 나눔박스에 차곡차곡 쌓여 택배기사님을 기다리고 있다.
겨울 옷까지 14가지 옷과, 작은 우산 2개, 책 3권 작은 가방 1개가
그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
신발장도 열어 본다.
왼쪽 신발장은 나의 전용 신발장이고 오른쪽 신발장은 남자들의 신발장이다.
여름에 발을 시원하게 해주는 스트립 샌들이 눈에 들어와서 내려놓고
한번 신어본다. 몸이 휘청거린다.
자세를 똑바로 세워 거울앞에 서니 아직은 샌들도 주인의 각선미도 봐 줄만하다.(ㅎ) 내가 너무 후하게 점수 준 거는 아닌지...
그런데 문제는 발이 아파서 스트립 샌들을 더 이상 신을 수 가 없다.
6cm의 굽있는 샌들은 원피스를 입고 신으면 정말 예쁜 샌들이다.
가죽으로 된 진한브라운 칼라의 샌들은 지금이라도 신고 싶지만
슬프게도 이젠 안녕을 고해야 한다.
과감하게 정리하려고 마음 변하기 전에 당근마켓에 올렸다.
좋은 제품을 싸게 올렸더니
직장인 같은 그녀가 바쁘게 톡을 했다.
반값 택배로 어디로 보내 달라는 내용과 택배비가 추가되면 보내 준다며
계좌번호를 알려 달란다.
난 택배거래는 선호하지 않지만 직장 다니신다니 택배로 보내 드린다,
그런데 반값 택배는 어렵다고 답장을 보냈다.
너무나 싸게 올린 탓에 괜시리 내마음도 그랬나 보다.
그녀는 반만 낸다는 뜻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보내는 좀 저렴한 택배란다.(ㅋ)
혹시나 100원이라도 더 나오면 더 보내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아! 이런 택배도 있었구나.
반값택배를 모르는 내가 그녀 덕분에 하나를 배웠다.
애장했던 나의 샌들이 오일박스(박스가 마땅치 않아서)에 쏙 들어가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 편의점으로 갔다.
샌들의 몸무게 값은 1800원이다. 정말 보통 택배보다 싼 가격이구나.
익히 알고 지내던 편의점 점장이 나에게 반값 택배를 알고 보내시냐며 친절히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방이 그렇게 부탁했다고 일러주었다.
반값 택배는 가격이 싼 만큼 일반택배보다 시간이 두 배정도 걸리다는 말도 잊지 않고
알려주는 정말 친절한 점장이다.
옛날에 편지 보낼 때면 우체국에서도 물어봤었다.
일반우편으로 보낼 것인지, 아님 빠른 우편으로 보낼 것인지...
지금 생각해보니 우체국에서 아이디어를 얻지않았나 싶다.
하무튼 그녀도 그리 급한게 아니니 반값택배로 부탁했고 나도 편한마음으로
택배를 보내주면서 사진을 올려주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알려주었다.
택배비가 200원 남았어요. 계좌번호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