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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면세한도 어느 정도가 적당하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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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주인 조회 : 368

누나


아침을 거르고 일찍 출근하였기에 편의점 찹쌀도넛 2개를 담아들고 들어와 얼른 한 개를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커피를 내리고 있는데 소리도 없이 들어와 사람을 놀라게 한다.
 
“까~꿍!”
 
“아이고 깜짝이야~ 기척도 없이...”
 
“얼마나 맛있으면 사람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볼이 터져나가겠네 아줌마. 나는 지금 엄마 집에 아침밥 먹으러 가는데 벌써 점심이신가? 간식이신가? 커피 향 죽인다~~ 일찍 문이 열려 있기에 들어왔어. 아줌마 뽈때기 터지는 것도 봤으니 밥 먹기 전에 후식부터 마시고 가야겠네... 나도 커피 한잔 줄 테지 뭐!“
 
탁자에 커피 잔을 마주하고 앉았다. 한개 남은 도넛을 커피와 함께 오물거리며 먹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낯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굿 모닝! 둘이 앉아 마주보고 커피를 마시는 분위기가 어째 좀 거시기하다.”
 
“어? 형님! 여기는 어떻게...”
 
“나? 커피 냄새에 끌려서 들어왔지.”
 
동네에서는 내 놓으라하는 건달들의 왕 형님? 이라고 해야 할까? 3대가 함께 사는 큰집 남자다. 그를 알게 된 것은 가끔 놀러오는 유흥주점 주인인 40대 중반의 여인 때문이었다. 20여 년 전에는 연인 사이였다는 풍문이다. 처음에는 길을 지나다가 옛 애인의 모습이 통유리 안에 보여서 들어오게 되었는데 그 후로는 가끔 우리 옷 방에서 만나 서로의 딸들 이야기를 나누고 주점에 진상들 이야기를 서로 나누다 가기도 한다. 나 에게도 힘든 일 있으면 말하라고 호의를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친구 아닌 친구로 지내게 되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났지만 나와 갑장이라는 이유로 지금도 그 남자로부터 방범의 보호를 받는 가까우면서도 먼 그런 사이로 서로가 존중하며 길에서 마주쳐도 서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 지인이다.
 
“남군아 안 갈래? 저기 가서 민물 매운탕이나 먹자~”
 
손을 들어 보이며 동네 선 후배는 매운탕 집 쪽으로 내려갔다.
 
2시간쯤 지났을까?
 
“누나~ 누나~”
 
깜짝 놀랐다. 귀를 의심했다. 한 배에서 태어난 친 누나를 부르듯이 너무 자연스럽게 부르는 누나라는 소리에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 잠시 표정관리가 안되었다.
(재수 저 인간 지금 뭐라고 했지?)
 
“누나 방부제 먹었지. 요즘 여자들은 도대체 나이를 가늠 할 수 없다니깐? 그래서 10살 정도는 친구로 지낸다고 하나봐 누나!”
 
두 사람 식사 시간에 나의 이야기를 했었을까? 그 형님과 내가 갑장이라는 것을 알고 온 것이다. 졸지에 아줌마에서 누나로 변신했다.
 
”누나가 아홉이라고 해서 마흔 아홉인지 알았는데... 원래 아홉수에는 재수 없다고 하던데 누나는 재수 좋은 거야. 말이야 바른말이지 어리게 봐줘서 기분 좋았었지 뭐! 그치?“
 
“어리게 라는 표현 말고 젊게 봤다는 표현이 맞는 거 아니 예요?”
 
“흐~미! 누나 선생질 했었지. 국어선생...”
 
누나라고 불러주니 주저리주저리 떠들어대는 모습도 누나의 마음으로 바라보며 빙그레 웃어주었다.
 
”칫! 누나 그 웃음 뭐야? 한방먹이는 웃음 같은데? 그나저나 이 쉰 냄새 어디서 나는 거지? 킁킁~~
쉰내 나는 아홉일 줄이야~~ㅎ"
 
싱거운 소리를 내 뱉으며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