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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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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이 피면


BY 천정자 2016-07-10

나이먹어 나 혼자 살게 되면

어떤 사내가슴 몰래 훔쳐 넓어진 붉은 접시꽃을

대문앞에 심어 같이 살거다

떠났다고 이미 접어진 찬 마음이라면

모르고 살아도

오후 여섯 시가 넘어

여름 반달이 뜰 땐

대문 홀딱 열어

밤바람 쉬게 할 거다

여기 온 적이 없다고 시침떼면

훔친 마음을 너르게 평상에 곱게 달빛으로 다림질하고

기다릴 거다

접시꽃이 피는 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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