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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단풍


BY 세번다 2022-12-01


담쟁이 단풍
도종환님의 시

담쟁이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담쟁이 단풍난 이 시를 무척 좋아한다
담쟁이에 단풍 든 사진을 보니 이 시가 생각난다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좌절하지 말고 그 벽을 넘어서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만 넘는 것이 힘들어지는 마음이 드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