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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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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리


BY 나목 2020-12-29

이런 밤으로는
가지 마세요
바람은 차갑고
날은 이미 저물었어요

당신의 곱던 얼굴과
정다운 마음이야
오늘밤 간다고
잊을리야 없겠지만
날이 밝거든
천천히 채비하세요

당신이 서두르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세숫물로 얼굴을 씻고
단정히 머리를 만지고
가만가만 옷 매무시할 때
흰눈이 펑펑 내린다 했으니
봄이 오거든
천천히 채비하세요

강물이 흘러흘러
바다로 가듯
이승과 저승이
한몸이라고들 하지만

한번 나서면 영원히
되돌아올 수 없는 길
꽃이 몇번 더 진다고
늦기야 하겠어요
부디 천천히 채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