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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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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 오는 길목에서


BY 초은 2019-03-12

장난치기  좋아하는 아이처럼

봄 은  살며시  다가온다

아직  채  겨울이 가지 않았으련만

대지는  가슴을 찟고  무수한 생명을  움틔우고는

연두빛  작은 잎새 뒤로  살며시  숨었다

​​​​​겨우내  제법   뽀해진

​​​​​시골  노총각이 게으른  몸놀림으로

텃밭​​​​​​에  뒤엄  한 경운기  실어내곤

제법  힘이 들었는가  

밭 둑​​​​​​에  걸터 앉아

​​​​​​담배 한대 피워 문다

지난  이른 아침 촌노 (村老)의  심술로  

까맣게  죽어 버린  길다란   논둑엔

기적처럼  쑥순이며  민들래가  

가득히​​​​​  태어나고

​​​​​​뛰어  노는 시골 아이들이

부드러운  봄 빛속에  축제를 연다



 

봄 이  오는 길목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