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세입자에게 무제한 계약갱신청구권을 부여하는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025

강진 문학기행 (2)


BY 이루나 2018-06-09

하루 종일 원치 않는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 요즈음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친한척 웃으면서 다가와 인사를 하기도 하고 내용도 확인할수 없고 출처도 불분명한 글들이 휴대폰으로 배달되어 오기도 하네요. 궁금하지도 않은 인물들의 사생활이 시시콜콜 뉴스거리가 되는 지금은 지방선거 기간입니다. 진정 저들이 목민관의 자격이 있는 건지 정말 저들이 가슴 깊이 애민정신을 가지고 백성을 사랑하고 청탁을 멀리하며 매사에 공정하게 처신하여 관직에서 물러나는 그날까지 한 점 부끄럼 없이 봉사할 수 있는사람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강진을 다녀오면서 다산 선생의 목민심서를  회고해 봅니다.  지방선거가 시작되면서 저마다 내가 해야 한다. 소리 높여 외치는 것을 보면서 그분의 높은 뜻과 맑은 정신이 생각합니다.  사의재에서 1박을 하고 백련사와 다산초당을 거쳐 오면서 백성들을 가엾이 여겨 울음으로 써 내려간 " 애절 양"이란 시가 생각났습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이신 선생은 정조대왕의 효심으로 탄생된 화성행궁의 건축가이기도 하지요. 정조대왕이 그분의 비범함을 알아보고 성을 쌓는 관련 서적을 구해 읽게 하시고 선생은 " 기기도설" 이란 책을 참고해서 거중기란 기계를 만들어 당시의 기술로는 10년은 걸릴 공사를 2년 9개월 만에 완공하셨고  규장각에 근무하시며 정조대왕 의 총애를 받지만 정조가 승하하시고 어린 순조가 즉위하면서 노론에게 밀려 강진으로 유배를 갑니다.

천만리 낯선 곳에서 천주학쟁이로 몰려 유배를 온 사람을 아무도 상대하려 하지 않을 때 오직 한사람 주막집 할머니 만이 선생에게 방을 내어 줍니다. 얼마 후 주막집 할머니가 선생에게 말하길 " 왜 남자들만 대우를 해주고 여자는 천하게 여기며 친정에도 못 가게 하고 사람 노릇을 못하게 하느냐 " 따지니 선생이 말씀하시길 남자는 하늘이고 여자는 땅이니 당연한 게 아니냐 하자 할머니께서 아버지가 씨앗의 근원이라면 어머니는 땅의 근원인데 고구마를 심으면 고구마가 나고 호박을 심으면 호박이 날진대 어찌 땅의 역할을 작다 하십니까? 하는 소리에 자신의 잘못을 이내 인정하였고 주막집 할머니의 권유로 제자들에게 학문을 가르치기 시작하셨다 하니 천하다고 무시하지 않고 뜻을 받아들인 선생도  배우진 않았어도  현명한 생각을 지닌 주막집 할머니도 참으로 존경스러운 분들이었구나 생각했습니다. 18년의 유배 생활 중 무려 500여권의 방대한 집필 활동을 하셨지만 그분의 대표작이라 불리는 목민심서가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를 우리는 되새겨 들어야 합니다.

그분이 목민심서에 쓰여진 대로 살다 가셨는지 아니면 조금은 다른 길을 가셨는지 알길은 없지만 200년이 흐른 지금에도 목민심서의 내용이 마음에 와닿는 것은 그만큼 부패하고 썩은 관리가 많다는 것이지요. 서로 아귀다툼을 하다가도 자신들의 이권에는 순식간에 합의가 되고 다른 당의 이야기는 무조건 정쟁부터 하려 들고  국민들의 이익보다는 나 개인의 영리에 눈을 굴리는 그런 정치인을 현명하게 가려 낼 수 있는 선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분의 높은 뜻과 이상이 정치인들에게 계승되어서 우리들의 삶이 골고루 윤택해 지고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위에서 내려다 보며 군림하려 들기보다는 낮은 자세로 국민들을 사랑하고 국민들은 관리들을 신뢰하고 따르면서 함께 손잡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아시아의 작은 용이 대륙을 넘어 지구의 중심으로 우뚝 서길  소원합니다. 선생께서 열거해 놓으신 목민심서의 내용대로 몸소 실천하고 용기있게 행동할수있는 정치인이 우리는 필요합니다. 모두에게 존경받을수 있는 어진 정치인이 선출 되었으면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강진의 다산초당을 다시한번 떠 올려 봅니다. 아직도 들리는 확성기 소리는 아마도 며칠 더 들어야 하겠지요? 선출이 되고 나면 냉랭하게 변해서 오만으로 바뀌는 그런 얼굴말고 투표현장을 누비면서  낮은자세로 구부리고 인사하던 그때의 그얼굴을 그대로 간직하고 그날의 초심을 절대 잃지않는 그런 겸손한 정치인이 우리는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