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진 더위도
한고개 숙여
어스름 해질녘 되면
나의 주위는 다시 북적거린다.
날마다
어김없이
제 시간에 돌아오는 남편
사랑하는 아이들
나의 저녁은 기다렸던 이들을
맞는 기쁨으로 시작된다
현관 가득
남편의 큰 그림자 드리우면
두 졸개 녀석들의 깔깔거림이 함께 하고
하루종일
참았던
이야기 보따리
웃음 보따리 쏟아내느라
저녁 한 시간은
하루의 비워 두었던
자리를 꽉 채우고 만다
이 작은 행복의 메아리!
그 뒤곁에서
조용히 물러나는 그늘진 아픔들
그래!
이렇게 웃고 사는 거야.
두려울 것 없이
다짐하며
깨문 입가엔
미소가 베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