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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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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그렇게 또 간다!


BY 남상순 2000-05-20





오월이 간다.



문제를 풀지 않고 그대로 간다.




총 맞은 자욱은 비만 오면 저리고 쑤셔오는데




발포자를 아직도 모른 채




연두빛 향기로 왔다가 간다.



용서할 자를 찾지 못한 채




용서 해놓고 기다리는데




님들을 두고 간다.




유월은 언제나처럼 온다.




두 손바닥으로 막아볼꺼나




38선에 줄 긋기 해 놓은 채




밀어내린 죄를 쓸어버린 죄를




햇볕만 쏟아지면 녹아내리는가?




금강산 돌맹이 밟아보면 뭉게지는가?






응어리진 가슴들을 덮어




푸르게 짓푸르게 멍든 가슴 덮으려




그렇게 유월은 산을 덮고




우리의 역사를 덮고




유월의 피강은 흐를테지.




멍울진 시간들을 씻으려 흐른다.




세월을 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