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할 때 침묵하여야 한다.
때로는
천년을 두고 지켜야 할 그 무엇이
가슴 가는 길을 잡아 두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은 사람의 손길 밖에 있었다.
바람이 지나는 빈 거리
성급한 푸른 낙엽과 공허한 눈길을 애써 피하며
한 줌 햇빛을 고마워 하던 우리의 역사는
이제 긴 회랑에 걸린 회화와 같이
가진 가치만큼만 살기로 한다.
그대의 얼굴을 쫏는 내 시선이 그러하였듯
영원을 쫏는 이는 영원히 슬프리니
우리가 영원히 슬플것이오. 다만
잃어버린 만큼
다시 채우리라는 희망의 약속 -
우리가 사는 작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