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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지는 사람
바람을 만나러 갔었지
날아가는 새라구 하더군
해지는 저녁
붉게 드는 노을처럼
그렇게 오가며
살아간다고.
바람을 만나러 갔었지
힘차게 안고 싶어서
밤이면
텅 비어 버리고 마는
산 골짜기
싸늘히 식어가는
나뭇가지 틈새마다
뜨거운 사랑을 불 태우고 싶어
세찬 기운을 잡고 싶었지
온 몸으로
가득히
품고 싶은, 노을 지는 사람
뒷 모습 허전해
바람을 찾았지
작은 불씨를
마져 태우고
사라져 갈듯한 어깨 너머
꺼져가는 숨소리를
두 손에 넣고 싶어...
바람을 ?아
바람을 ?아
더욱 빠르게
태양보다, 빛보다.
바람은
온 몸으로 부딪쳐 온다.
아픔으로 맺는 저녁
다시 맞이할
사람도 사라지고
바람은 말하더군
날아가는 새는
영원의 산을 향해
잠시 아주 짧게
나뭇가지 끝에 머물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