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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힘겨움


BY 김미숙 2000-04-24


노 젓는 소리에 귀 기울려
한숨으로 다시 내 뱉는 세월의 힘겨움
얼마나 넓은 곳으로 가기에

같이 흐르던 맑은것들 마져 핵을 흐려
얼굴조차 분간 못하게 하는
칠순 노인의 색바랜 수염에서

삶이 이런 것으로 밖에 표현되지 못한다는 걸
한탄하여 보건만
우린
잊어버린 것이 무엇 이였던가 조차 모르는
그져 하루살이 사랑을 한다.

약동하는 에비의 퍼런 힘줄 에서
전신을 마비시키는 오열을
힘없이 긍정 해야만 한다.

당신의 깊게 패인 고난의 주름을
오늘의 노을도 메워주지 못하고
가버렸구나

천원짜리 찌게와 소주병에 둘러않아
그래도 우리 그러지 말자고
등이 씨리게 애기 했던
그날은
허연 백기에 쓰러져 홀로 가건만

너희는 모르지
앞 과 뒤
위에도 아래도 회색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내 삶의 비운을

그래
지금 우리는 살아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
어떤 모습 어떤 형태로의 삶을 영위 하드라도
삶의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이 세상의 흐름이 거칠게 앞을 막아도
모든 상황이 가난한 우리의 존재를 일깨워줘도

지금 우리가 살아있음에 그 자체로써
가난하면 가난한 모습으로 일어서야 한다.

이렇게 힘겹게 삶을 영위 하는것도
우리가 살아잇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오늘 우리의 현실이 불행한 자리에 잇건
행복한 자리에 있건
나름대로 많은 가치가 잇는 생존 연습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