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에서
오후의 햇빛이 잔 물결에 부서지다.
광장의 분수처럼 피어오르는 아, 비명도 없이 피어오르는
햇빛의 비늘을 맞고
우리는 수없이 떨어지는 빛의 파편을
심장마다 나누어 가진다.
피하고 싶지 않은 나른함과 함께
하늘 가는 길 열리듯 잦아지는 숨결이었어라.
오후의 바람을 보듬고
붉은 벽돌 길 틈새마다 잔디 싹터 오르 듯
당신을 위하여
가슴마다 애린(愛隣)이 터 오는 나라.
단조로 흐르는 강물위로
바이올린 음계 하나, 둘 새겨지는 소리 들리다.
나에게 꽃을 다오,
저녁 석양에 불타 오르는 꽃을 다오
돌보지 않는 너의 그 꽃을 다오, 아, 소리없는 아우성.
물결마다 던지는 침묵의 외침소리
저물어 가는 저녁 어스름
서역의 하늘보다 먼저 하늘을 받아
사람의 마음하나 묻고도 침묵하는
남.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