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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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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에서


BY 단목 2000-04-12

남.한.강.에서


오후의 햇빛이 잔 물결에 부서지다.

광장의 분수처럼 피어오르는 아, 비명도 없이 피어오르는
햇빛의 비늘을 맞고

우리는 수없이 떨어지는 빛의 파편을
심장마다 나누어 가진다.

피하고 싶지 않은 나른함과 함께
하늘 가는 길 열리듯 잦아지는 숨결이었어라.

오후의 바람을 보듬고
붉은 벽돌 길 틈새마다 잔디 싹터 오르 듯
당신을 위하여
가슴마다 애린(愛隣)이 터 오는 나라.

단조로 흐르는 강물위로
바이올린 음계 하나, 둘 새겨지는 소리 들리다.

나에게 꽃을 다오,
저녁 석양에 불타 오르는 꽃을 다오

돌보지 않는 너의 그 꽃을 다오, 아, 소리없는 아우성.

물결마다 던지는 침묵의 외침소리
저물어 가는 저녁 어스름

서역의 하늘보다 먼저 하늘을 받아
사람의 마음하나 묻고도 침묵하는

남.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