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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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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경 2000-03-24


검은 장갑을 낀 누군가
나를 이끌어
스티로폼 가루 같은
눈을 맞으며 걸어가던 길,

누군가 낯익게 나를 불러
돌아보다 꿈에서 깨었다.

생각해 보면
눈물 나는 목소리로
나를 부르던
그 사람은
왜 거기 서 있었을까.

알지도 못하는 그림자를
앞으로 하고
나를 부르던 그 사람,

왜 이렇게 가슴을
아리게 하는 지 몰라도
전생에서 돌아오던 날
신 새벽에
내가 잃어 버린 영혼이
나를 찾아 온 것이냐.

푸른 헛 기침을 내 뱉으며
돌아오는 데
낯익은 길목에서
눈이 어른 거림은
내가 잃어 버린 기억으로
내가 울고
있는 것이냐.

기억하나니
내 영혼의 잠 속에
꿈 없이
뜨거운 한 겨울의
비로 피어나는

내 눈물의 歷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