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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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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추억을 먹고 산다


BY 만석 2024-06-14

50년 충성하던 교회는 실실 걸어서 10 분이면 족하다.
마트도 대문을 나서서 5 분 거리다.
대형병원도 공짜 전철로 오지 말라고 손을 젓지 않는 곳에서 항시 대기중이다.
소소한 심부름은 아랫층의 착한 큰며느님이 5분대기조다 ㅎ~.
남들이 부러워하던 담쟁이 뒤덮힌 주택에서도 살아보았고, 4남매 속 썩이는 녀석 없었고 덤으로 얻은 며느님도 사위들도 눈에 선 녀석들 없으니 그도 복이로세.

이만하면 늙은이 복이 많다 소리를 넘치도록 듣고 산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요새로 영감이 시원치않다.
'나 먼저 묻어주고 뒤따라서 오라.'고 했더니 글렀나 보다. 고집을 부리는 성격이 아니라서 내 말을 잘 들을 것이라 했더니, 그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듯하다는 말씀이야.
시장에 갈 때에도 손을 붙잡지는 않아도, 앞 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다니지 않았던가. 그도 보기에 좋다더니 이젠 그나마 복이라고 끝을 낼 모양이다.  

허긴. 이 나이에 병을 얻어서 잠깐 속 썩이고 간다한들, 조금 살았다고 아쉬워할 나이는 아니지.
그러고 보니 내 주위도 기운 좀 있을 때 정리 좀하고, 깔끔하게 잘 갔다 소리 들을 때가 되었구먼. 우선 가당치도 않은 병원의 추적검사를 그만 두어야겠다. 이 나이에 얼마나 더 추적검사를 하고 나서, 자라나는 병을 건져내겠는가 말이지.  큰며느님은 고맙게도(?)그 동안의 추적검사가 무용지물이 된다고, 그리 말라고 하지만 괜한 소리다. 그들도 그들 나름으로 현명하게 살아가는데, 나도 보조를 맞춰 주어야지. 아, 언제적부터 작정하고 숙고하던 일을 먼저 해야겠다.

이제는 내가 일층으로 옮겨야게다.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어진 지가 오래다. 진즉에 옮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나, 일층으로 이사를 하면 집수리를 해야겠기에 일층으로 옮기기가 싫었다. 내가 이층으로 이사를 할 때는 아랫층을 세로 주고 있어서 같이 집수리를 할 수가 없었다. 아들이 이사를 할 때는 여유가 없었기에 도배만 했더니....지금 수리를 하고 옮기기가 솔찮게 부담이 되겠다. 복층 아파트를 알아보았더니, 체도 못하게 많이 올랐더란 말씀이야. 아무튼 복층아파트가 아니더라도 일층과 이층을 바꾸어 옮기기는 하여야 할 것이다.
아니, 그러고 보니 나 혼자만 바쁜겨?
                               추억을 먹고 산다                          미국 라스베가스의 아카데미영화시상식의 (돌체극장) 계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