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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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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엄마표


BY 마가렛 2019-08-29

도토리가루가 냉동고에 있어서-농사 짓는 지인이 주신 귀한 도토리가루- 도토리묵을 쑤었다.

가루가 조금 엉겨서 대충 손으로 손질하고 실온에 놔두니 차츰  고운가루로 변신했다.

나의 도토리묵  만들기는 1:5(도토리가루:물)의 비율로하니 딱 맞다.

묵을 끓이면서 소금 한꼬집,참기름 반스픈넣어 뭉근히, 은근히 저어주면 서서히 도토리묵으로 탄생이된다.

사각 유리통에 부으니 정확하다!

조금 식힌 후에 뚜껑을 덮고 얼마전 시골길 걷다가 만난 인심좋은 농부아저씨가 주신 대파와 함께

장바구니에 담고 출발~~~



출발과 동시에 비가 때를 기다렸다는 듯 내리는데

점점 무게감이 더했다. 세차게 내리는 비가 무서워 조심 또조심하며 운전을하며 앞차와 거리를 두었다.

옆에 차는 무섭게 다니는데 이런 날은 운전을 서로 배려하면서 조금 속력을 늦추면 좋겠다.

오늘같이 이런 무서운 날에 운전은 처음이라 간이 콩알만해졌다.



엄마는 깻잎을 다금고 계시다가 딸의 소리에 내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맞아 주셨다.

비가 많이 온다니 부추전을 구워주신다며 깻잎과 부추를 넣어 밀가루반죽을 손으로 쓱쓱하시더니

금방 부추전이 큰접시에 보기좋게 담겼다.

한입 먹어보니 간장도 필요없을 만큼 간이 딱 잘맞았다. 역시 엄마손은 금손이시다.

똑같은 재료로 했는데도 아니,재료가 별로 들어가지 않아도 나보다 훨씬  맛나게 만드신다.

밀가루와 부침가루와 반반씩하면 더 맛있다고 귀뜸해 주시는 엄마.



어느새 부추전이 없어지고 새로운 부추전이 도착!!

엄마는 국자도 뒤집게도 필요 없으시다.

손으로 반죽하시고 손으로 팬에 적당히 반죽을 넣어

손바닥으로 꾹꾹 누르신다.

어느정도 전이 익었다 싶으면  공중으로 팬을 한번 들어올려주면 전이 반바퀴 돌아서 딱 제자리에 안착!

두 번도 아닌 한 번만 공중 비행을 한 부추전은 둘이 먹다가 셋이 돌아가셔도 모를 지경이다.

빗소리 들으며 부추전을 먹는 이시간은 누가 감히 침범할 수 없는 우리 모녀의 경건한 시간이다.



한쪽에는 엄마의 여름이불이 널려있는데  막내여동생이 여름에 사드린 이불인데

엄만 막내동생에게 되돌려줄거란다. 

하나씩 정리하신다고 하시는데 갑자기 맘이 짠하고 엄마가 없는 세상을 생각하니 생각하기도 싫다.

엄마 자꾸 그런말씀 마셔요.

늘 긍정적이시고 그런대로 건강하시니 좀더 오래 저희곁에 계셔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