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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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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말하는경제


BY 이루나 2018-11-04

경기가 너무 나쁘다.

올해 들어 점점 안 좋아지기 시작하더니 하반기부터는 누구도 건축공사를 시작하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다. 정부에선 대출 옥죄기에 나서면서 날마다 신메뉴를 발표하듯
대책을 쏟아냈고 금리는 꾸준히 올랐다.  건축 허가를 받아놓은 사람들이 아무도
발주를 하지 않아 공사현장은 아예 스톱이 되어버렸다. 춘천에는 서울 사람들이 보유
하고 있던 아파트가 꽤 있었는데 그 사람들이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들이 일제히 시장에
쏟아지면서 아파트값은 급락했고 거래는 끊겨버렸다. 사실 거품이 끼어있는 아파트는
서울 아파트였지 지방은 아니었다. 사람들의 심리가 하루가 다르게 오를 땐 더 오르기
전에 사두려고 덤비더니 가격이 하락하자 혹시 더 내릴까 하는 마음에 실 수요자도
구매를 꺼린다.

경제는 어느 한쪽만 좋을 수는 없다.
건설은 특히나 경기에 민감하다. 가장 구태적이고 주먹구구가 많은 곳이 건축 현장이다.
대형공사가 아닌 작은 주택의 건축인 경우 통계에 잡히지도 않는 일용 근로자들도 많다.
우리 남편도 그중 하나다.

예년 같으면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콘크리트가 양생이 안되는 12월부터 2월까지 대략
3개월 정도가 일을 하지 못하는 휴면기였는데 올해는 9월부터 일이 없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다른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많은 일용직들은
일거리가 없어 아우성일 것이다. 이러다간  내년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될 수도 있다.

정권의 방침에 따라 금리가 낮고 대출도 쉬워서 집을 짓는 사람들도 구매를 하는 사람
들도 활발히 거래했고 일거리는 넘쳐났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살았는데  금리가 오르고 대출 도 막히면서 일용직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이렇게 요동치는
것은 시장 경제에 좋지 않다. I.M.F 때는 정부의 주도로 어떻게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정부의 주도하에 실업자를 만들어 내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은 I.M.F 도  아니다.
서민들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삶이라야  좋다. 정권의 방침에 따라 출렁대는 삶은
선장이 바뀔 때마다 요동치는 배에 올라탄 것과 다를 바 없다. 내리고 싶은 배에는 아무도 타지 않는다.  설령 전임자들의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국민들의 삶과 직결되어 있다면 급격히 바꿀 게  아니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경제는 사람의 몸속 혈관과 같다.
어느 한곳을 막아도 어느 한 곳을 눌러도 안된다. 정부가 심장이라면 모든 곳으로 골고루
피가 돌도록 해야 한다. 집값만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태울 순 없다. 조선시대에 양반들이
귀양을 가면서도 자식들에게 사대문을 절대 벗어나지 말라고 했다 한다. 이유는 사대문
안에 있어야만 입신출세도 되고 하다못해 인맥이라도 댈 수 있다는 이유였다. 교통이
불편한 시대에 궁궐이 있는 중심에서 밀려나면 다시 권력의 중심에 올 수 없다는  절박함
이었을 것이다. 지금도 나라의 심장부요 모든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는 그곳에서 절대 밀려
나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마음이 변치 않는 한 절대로 서울의 집값은 잡히지 않을 것이다.
역대 정권들이 그렇게 많은 정책을 쏟아내고도  잡지 못했다. 그들이 무능해서 만은 아니
었을 것이다. 지금도 그 많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오히려 이전보다 많이 올랐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부가 개입하지 말고 시장경제에  맡겨버리고 아무 대책도
발표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아줌마가 경제학자는 아니지만 평생을 경제적으로 살아야 
했기에 모든 아줌마는 경제학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