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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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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왔다!


BY 수다 2018-10-10


"엄마 이리와 보세요."
아들이 주방에서 조심스럽게 부른다.
"?"
"지금은 조용한데 렌지후드에서 무슨 소리가 났어요."
"그래?"
렌지후드 위의 장을 열어보니 배관이 빠져있다.
"저 배관 빠지면서 난 소리 아닐까?"
하는 순간 배관 뒤쪽에서 환풍구 속으로 생쥐한마리가 도망간다.
"으악~"
 
우리가족 만으로도 충분히 좁은 집에
사전 양해도 없이 우리 집에 왔니?
'미키마우스'하고 톰과 제리의 '제' 말고는
쥐는 다 싫은데 어쩌니? 내가 좀 편파적이거든
스투레수~
난 그리 자비롭지 못하단 말이야.
넌 매너 없게도 사전 연락 없이 왔지만 모처럼 온 손님 대접해야겠지?
 
너 아직 어리더고만 혼자 외롭지 않니?
친구 데려다 줄까?
너처럼 어려 눈높이가 맞을 거야
밖에 사는 노숙 고양이가 새끼 낳아 기르고 있더라고
데꼬올께.
걔도 아가라서 사냥은 못할 거야.
다만 너를 연습상대 삼을지도 몰라.
잡았다 놓았다 긴장감에 절대 외로울 틈이 없겠지?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고양이가 숙련이 되면
넌 고양이 위속에 숙면을 취하게 될지도 몰라.
 
쉴 때 사용할 푹신한 방석도 필요하겠지?
압정 꾹꾹 박아서 중간에 곤충 핀도 박아 준비해줄께
누군가는 이걸 바늘방석이라 하더라고
혈자리 자극해서 건강에 도움될꺼야.
 
음악도 준비해 줄게
아주 성질 날카로운 고양이 울음소리로
심장 쫄깃거릴꺼야
듣다보면 어느덧 넌 강심장이 될 거야
 
먹거리도 필요하겠지?
요즘 전어가 제철인데 한 마리 준비 해 줄께
기름 좌르르 통통 물 오른 넘으로
소금 살살 뿌리고 노릇노릇 구워서
마무리로 쥐약을 솔솔 뿌려 줄께
맛있게 먹고 나면 현기증이 오고
뭔가 이상한 통증이 올 거야 그러면 밖으로 나가 줄래?
잊지 말고 밖으로 꼭 나가
난 상조보험 가입안했거든
너의 마지막을 내가 처리해야 하잖아
정말 시로 시로~
 
또 뭘 준비할까?
쥐끈끈이? 쥐덫?
어떡할래? 돌아가는 게 좋겠지?
부탁 있는데 가거들랑 우리 집 절대 가지마라고
잔인한 아줌마가 살고 있다고 소문내 줄래?
손님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