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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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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가 가는길 ....멈춤


BY 가을단풍 2018-08-29

 오늘 아침이었다.
남편이 출근을하기위해 기타 등등 분주한 시간이었다.
설겆이를 하고 있는 내게오더니
주방에 있는 냄비 뚜껑을 이것 저것 떨그덕 떨그덕 열어보는 것이었다.
싫었다.
이사람은 언제부턴가 집안에 들어오면
주방으로와서 냄비뚜껑을 열어본다.
예전부터  은근히 아!" 왜 저러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나이 60넘어 허리는 꾸부정해가지고
시력또한 안좋아서
안경을 쓰면 쓴대로 안쓰면 안쓴대로 바라보는 모습이 곱지않다.
아! 점잖치 못하군.

"그건 왜 열어봐."그랬더니

"아니 내 집에서 내가 내맘대로 하는데 뭐가 잘못됬어." 하면서 싸움모드로 몰고갔다.

아! 멈춰야되는데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싸우겠구나.
하면서 그냥 가볍게 한마디 했다.
"나가서 여자들한테 물어봐 좋타고 할 사람 있나."
...............
아! 분노가 살짝 올라오는것을 느꼈다
여기서 진도가 더 나가면 싸움이 되겠구나.
왈왈대는 남편을 쓰담 쓰담해서 출근을 시켰다.

아무렇치도 않은듯 남편을 배웅하면서
사는거 별것도 아닌데 사사로운것으로는 다투지 말아야지 하면서
분노가 일어나는 길을 볼수 있어서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다.
가까이 지내는 지인께서 한마디 하셨다.
우리 시어머니는 우리집에오면 살살 돌아다니면서
냄비뚜껑을 있는대로 딸가닥 딸가닥 열어보신다 했다.
함께있는 모든 사람들이
한꺼번에
"와! 싫치.싫타."

언제부터인가 우리 남편이 그런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때도 물어봤었다.가볍게 한마디씩 했다.
"그건 왜열어봐."
"뭐 먹었나 궁금해서."
.........................
아 아들 없어서 다행이다.
며느리 살림도 저리 디져볼텐데


딸아이가 시끄러움 속에서 일어났나보다.
나에게 핀잔을 툭 했다.
"아니 왜 아침부터 싸워
아주냥 둘이 똑 같아서...
아빠는 왜 그렇게 큰소리로 싸울라고 드는겨 ?
엄마도 똑 같어
엄마 하는 말이 얼마나 얄미운지 알어?

와 ! 이걸보고 빡친다고 하는 말이 맞는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거는 왜 집에 처박혀서 내 일거수일투족을 다 참견하는거야.
분노가 확 치받쳤다.
딸이라는게 엄마 심정을 알아야 하는건데
후다닥 설겆이를 했다.
아! 분노는 멈춰야 맞는거겠지.
생각 같아서는 나도 확 해붙치고 싶었다.
"야 나가 도서관으로 가던지 원룸으로 나가던지."
 " 왜 집구석에 처박혀서
  내 생활스트레스에  기름을 끼얹어."
그러나 멈춰야 되겠구나.
부아는 나지만 아무렇치도 않게 그냥 분노를 멈추면 조용히 끝날것을.
다시한번" 분노의 끝은 멈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한것은 어떠한 경우라도 분노가 일어난다고 화를내고 따져보고
상대를 누른다해도 해결되기는 커녕 스트레스만 쌓여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딸 아이에게 다정하게 커피를 마셔야 되겠다.
에이 빌어먹을.
나는 오늘도 아침부터 포장지를 곱게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