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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13명이나 사망시킨 호랑이를 생포 주장한 야생 보호 활동가들을 어떻게 생각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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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이쁜이 조회 : 128

싱거운 웃음

공방 문을 열고 막 들어섰는데 젊은 애기씨와 도련님이 문을 열고 뒤따라 들어온다.
 
어머나! 어서 오세요. 나도 지금 막 출근했는데...”
 
~... 저희는 손님이 아니고 혹시 휴대폰 주우셨어요?“
 
“언제? 지금? 어디서? 공방 입구에서?” 우리가게 안에서? 언제 분실했는데...?“

 어찌 생각하면 무례할만큼 다짜고짜 물어보는 그들에게서 비누 냄새가 폴폴 풍긴다. 싱그러운 젊음이 참 예쁘다. 나는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반말로 말하고 말았다.
 
어제 밤에 잃어버렸어요.“

밤에 잃어버렸으면 새벽에 파지 줍는 어른들이 많은 동네라서 그 양반들이 주웠을 가능성이 많겠다. 여기 우리 가게 옆에서 잃어버렸어?”
 
아니요. 다른 곳에서요.”
 
거기가 어딘데?”
 
저 쪽 이요.”
 
젊은이들이 말하는 저쪽이라는 곳은 내가출근 할 때 버스타고 지나온 길 같았다. 내가 알기로 멀지않은 곳에 농촌 진흥청이 있고 인적이 뜸한 곳이다. 4차선 도로 신작로 한쪽은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높은 방음벽이 설치되어있고 그 담벼락을 타고 조경으로 키 큰 선인장과의 식물이 심어져있는데 긴 꽃대가 올라와 하얀색 꽃이 주렁주렁 열매같이 피어있는 꽃길이 있고 건너편에는 작은 공원 숲길이 있는 그곳이 분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찾으면 어떻게 해? 거기에서 둘러 봐야지...”
 
저희가 있던 곳에 가보았는데 없어요.”
 
거기 벤취에 앉아있다가 잃어버렸우?”
 
아니요 거기에는 벤취 없어요.”
 
그럼 풀숲이야?”
 
~~”
 
“‘풀숲에서 뒹굴렀구나? 뒹구르다가 놓쳤지 뭐야~~꼭 쥐고 있지... “
 
말씀을 참 재미있게 하세요~~”
 
얼굴이 볼그레해진 애기씨와는 반대로 도령은 씨~익 웃는다. 젊은이들과 어느 사이에 격 없이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애기씨, 도련님! 여기서 거기가 어딘데 여기서 찾아다니시나... ”
 
위치 추적에 여기가 나와요.”
 
그들의 말로는 그곳에서 휴대전화를 분실했는데 위치추적을 걸어놓아서 살펴 찾아와보니 이곳이라고 했다. 비밀번호도 안 걸어 놓았고 신호는 가는데 받지 않는다고 했다.
커피를 한잔씩 마시게 하면서 몇 가지 지혜를 보탰다.
(전화만 하지 말고 꼭 사례를 하겠노라고 문자를 보낼 것.
혹시 노인 양반들이 새벽에 주웠을지 모르니 고물상에도 사례 하겠다고 하고 부탁해 놓을 것.
경찰서나 파출소에 분실신고 할 것.)
 
그렇게 하겠다고 상냥하게 인사를 하고 돌아가는 젊은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젊음...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아름답고 싱그럽고 풋풋함이 참 예쁘다.
훗날 저들이 내 나이가 되었을 때 휴대폰 분실한 오늘을 기억하고 웃을 수도 있겠지.
  
낯에 옆 상가 젊은이가 꾸뻑 인사를 하며 휴지 좀 달라고 한다.
 
화장실 가려는데 물티슈밖에 없어서요.‘
 
어찌나 급하게 쩔쩔매는지 티슈를 슉슉 뽑으면서 나도 모르게 저급하게 말했다.
 
똥 매려요? 하하하하~~

별로 웃을 일없는 요즘에 아침에도 낮에도 젊은이들이 나를 웃긴다.
그래 이렇게 싱거운 웃음이라도 웃자.
거울 속에 비친 까칠해진 내 얼굴을 안쓰럽게 쳐다보며 씁쓸하게 입맛을 '~' 하고 다셔본다.

 
싱거운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