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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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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켈의 원리인가?


BY 아나이스 2001-11-29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꼭 그길을 가고 싶었다든가 가려고 의도했던것은 아니었지만,
주변의 상황과 여건 나의 어리석은 생각이 가게 만든 길 같았습니다.
처음 막 접어들었을 때는 회피하려면 회피할수도 있었고 다른 길을
갈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접어들었다는 생각과 또 다른 길이라해서 반드시
그 길보다 낫다든가 마음이 편하다든가 하는 길이라는 보장도 없을 것 같았고, 여하튼 그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걷다보니 어느덧 그 길이 正의 길인것 같았습니다.
좀더 빨리 돌이켰어야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왠지 그길에 끝이 있을것만 같았고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길 가는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참후에는 벗어나 지는것도 같았고 조금씩 변하고 있는것도 같았지만 정신을 차리면 변함없는 길, 좁은길, 벽이 있는길 같아서
시간이 더해 갈수록 벗어나고 싶어졌습니다.
벽에 다다른것 같았습니다.
그 길에 끝에는 좀 더 밝고 넓은 세상이 있을거라는 막연하지만
긍정적인 생각만을 머리속에 가득 채운 체, 일체의 부정적이 생각
마이너스적인 것들을 멀리하며 온 힘을 다했습니다.
벽, 나를 지치게 하고 의욕마저 상실하게 하는 벽이 있었습니다.
자신들은 변하지 않은 체 오로지 나만이 변해주고 자신들에게
자신들의 생각에 호응해 주기만을 바라는 것 같은 벽이 있는것
같았습니다.
시간도 상당히 흘러서 육체적으로도 지치고 정신적으로도 고갈된
상태였고 그저 벗어나고 싶은 생각만이 간절해졌습니다.
그래서 뛰어들듯이 아무생각없이 다른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처음길과는 완벽하게 다른 길처럼 보였고 그래서 접어든 길이었습니다. 만에 하나 같은 길이라도 어차피 걸어보았기 때문에 후회도
없을거고 또 그런데로 걸어질 것이라고 쉽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 가던 길에서 확실이 꺽어진 길이었고 잠깐동안은 정말
접어들길 잘한 길인것 같았습니다. 返의 길이었습니다.
한동안은 행복도 맛볼수 있었고 정말 좋았습니다.
길을 같이 갈 동행도 생겨서 외로움도 없어지고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 걸었던 길을 너무나 오래 고집했었고 걸으면서 깊게 느껴서
다시 그렇게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랄까 생각이 강해져서
주장과 내세움이 강해졌고 그런것들이 나도 모르게 주변과
충돌하게되고 왠지 조화롭게 융화가 잘 되질 않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 걷는 길은 쉬운 길일거라고, 처음에 워낙 어려운 길을
걸어서 더이상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라고, 너무나 쉽게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불협화음, 마찰음.
그래서 뒤돌아보기를 한참을 했습니다.
좀더 현명하게 길을 갈수 없을까해서.
주저주저하기도 여러번 멈춰서기도 여러번.
한번 방향을 돌리고 다시 돌리고 또 돌리고 그렇게 방향선회를 여러번 하고나면 어려움없고 평탄한 아름다운 꽃길이나 잔잔한 오솔길,
향긋한 숲내음이라도 나는 숲길이라도 걷게 될줄 알았는데......
그래서 길가는 것을 마냥, 한껏 누리기만 하면 될줄 알았는데......
왜 나는 항상 어려워 해야하고 힘들어 해야만 하고 또 벽을 느끼고
뛰어넘거나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길로 도망칠 생각을 해야만 하는지
항상 또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나를 몰고 가게 되는지......
항상 힘들어하며 무리한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앞으로 걷는 길은 무리하지 않아도, 억지로 선택하지 않아도,
돌이키거나 주저하거나 멈춰야 하거나 하지 않아도 되는 자연스럽고
평탄한 아름다운 꽃내음도 풍기고 산들바람도 불고 나무도 보이고
숲내음도 맡을수 있고 나무향도 느낄수 있는 평범하지만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무난함이 있는 合의 길이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