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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을 하고 있는 중 배우자의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로 아이를 임신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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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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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제삿날이 그이 생일날


BY kanghe0629 2001-11-27

음력 시월스무이?날
우리 친정아버지 제삿날입니다
아니,
우리 그이 생일입니다
아버지 임종 하시기 전날
머리맡에 걸린달력을 보시면서
"아직도 안왔제?
그래도 김서방에게 잘해줘라"
임종을 앞두신걸 예감하셨던 탓인지
집나간 맞사위 생일을 잊지 않으시고
말문을 닫으신지 한참을 지났건만
"김서방 한테 잘해줘라 알았제?
언제 오겠노~아직도 안왔제?"
내아버지는 그렇게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리고 그다음날 아침
아버지는 먼곳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셨습니다
임종을 앞두고서도
큰딸 맘 아픈자리 때문에 눈물 흘리시던 내아버지
내아버지의 제사날이
바로 그이의 생일날 이였습니다
운명 이라는것
인연 이라는것
참으로 묘한것이라고 난 그때서야 느꼈습니다
유난스레 이뻐하던 맞사위
아무것도 하지않고 앉아만 있어도
그모습보고 대견해하던 아버지의 사위사랑
난 지금도 내아버지의 미소를 그리워합니다
어제 그이랑 통화를 했습니다
당신 생일날 만이라도 집에와서 밥으라고
다시가더라도 괜찮으니까 그렇게 하라고
난 이말을 하는데
목구멍에서 자꾸 내 아버지 제사얘기가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못했습니다
잘모릅니다
왜 못했는지
왜 할수가 없었는지
다만
그냥 목구멍을 넘어오는 울음을 들킬것같아
겨우 삼켰습니다
아버지!
나 아버지 보고싶은데...
잠깐만 왔다가 다시가면 안돼?
많이 힘들어도 나 아버지 말처럼
이렇게 잘참고 잘견디니까
아버지가 내게 상으로 아버지 얼굴 잠깐만
보여주고 가면 안돼?
아버지!
아버지 제사날
나 김서방 생일 미역국도 끓여서 젯상에 올릴까?
아버지 먹고 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