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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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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도 나로 살자


BY sowuju 2001-11-27

가을을 수렴의 계절이라 했던가?
밝고 싱싱했던 봄, 화려한 여름 그 터질 것 같은 시간들 다 지나가
고 이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위해 꽃 떨구고 잎 떨구는 가을.
내 인생도 이제 가을인가? 젊은 날의 꿈들, 희망 소망들. 이젠 추억
이라 부르지. 나도 이제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가? 남편의 눈으로 아
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살았는데 이제 나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내 목소리를 내며 살아야 겠지.
남편에게 여행을 가겠다고 했다. 애들 놔두고 나혼자서.
가능하지 않은 얘긴줄 알면서 떼를 써 보았다. 그러다 오고 싶지않
으면 돌아오지 않을 작정으로.
그러나 가당치않는 소리지. 남편의 허락은 나중 문제고 내발목을
잡는 건 아이들의 또롱또롱한 눈.
바바리 깃을 세우고 머플러 바람에 휘날리며 낙엽 쌓인 길을 걷고 싶었는 데.
오랜 지기들 만나 바다가 보이는 찻집에 앉아 별로 우습지도 않는 얘기에 크게 웃으며 수다라도 떨고 싶었는 데.
고속버스로 지루한 길을 가다 휴게소에 내려 따뜻한 우동 한 그릇에
속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