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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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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를 위하여 글을 올리나?


BY 잔 다르크 2000-11-09

나는 누구를 위하여 글을 올리나?
나는 나를 위하여 글을 올린다.
그리고 나는 나를 위하여 올려져 있는 글들을 읽기 위하여 글을 올린다.

오늘처럼 마음이 착 가라앉는 날엔 그 수많은 글들을 읽는다.
한참을 그렇게 읽다 보면 읽는 재미에 내가 나를 잊는다.

과거 현재 미래 그냥 한 줄기 바람이다.

솔바람일 때도 있었고 산들바람 소슬바람 비바람 회오리바람 삭풍 태풍 살을애이는바람 북풍 모래바람 눈보라 훈풍 순풍 봄바람 가을바람 산위에서부는바람 강가에서부는바람 자는바람 동풍 눈바람 실바람 마파람 바닷바람 놉새바람 돌게바람 하늬바람 남풍 미풍일 적도 있었다.

그리고 지금 어느 바람 속을 걸어간다.
하지만 그 바람이 지나가야 그 바람 이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무당이라도 찾아 가서 물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냥 조금 뒤에 알아도 괜찮다.

그게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