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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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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서


BY 라니안 2000-11-09



거울을 가만히 들여다 본다.

초췌하고 초라한 한 여자가 무표정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

슬그머니 미소 지어 보였더니 그여자는 쓸쓸히 마주보고 웃는다.

헤어??앞에서 몇번을 망설인다.

' 머리할까? 말까? '

어느사이 내 머리는 최신 유행머리로 변해가고 있다.

찰랑찰랑 생머리 파마......

찰랑찰랑 생머리 바람에 나부끼며 나는듯이 훨~ 훨 집으로 돌아온다.

거울을 다시 가만히 들여다 본다.

20대의 내모습이 언듯보여 마음이 흐믓해진다.

거울속의 미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아들아이 , 딸아이 한마디씩 한다.

" 엄마!, 엄마가 뭐 연예인이야? 윽~~~~~~~~~" 진저리를 친다.

퇴근해온 신랑이 나를 쓱 쳐다보더니 한마디 한다.

" 당신, 그나이에 그게 어울린다고 생각해? 거울도 안봐? "

다들 밉다고 난리다. 난 내가 정말 예쁜데....... 눈물이 나려 한다. 울음을 꾹 삼킨다.

70대 우리엄마 ,

" 더 나이먹기 전에 잘했다. 처녀마냥 예쁘구나 ......"

내맘 알아주는 우리엄마

그 한마디에 용기를 내어

찰랑찰랑 생머리 바람에 나부끼며 이가을 속으로 성큼 내딛는다.

보도위에 뒹그는 낙엽들조차 나를 반기며 아우성치는것 같아 발걸음이 사뭇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