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냐세요~! 줌마 여러분덜~!!^^
전 최근 비디오로 영화 '컵'을 봤습니다.
티벳 승려들이 월드컵에 열광하는 얘기라는 예고를 보고,
특이하다,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영화는 줄거리 그대로 다른 곁가지없이
꼬마 승려들이 월드컵 시합을 보고 싶어
주지스님 몰래 벌이는 해프닝들이 수수하게 그려집니다.
너무나 순수하고 소박한 승려들의 모습이
인상적이기도 하구요.
특별한 클라이맥스나 아주 재밌는 에피소드는
없기 때문에, 흥미진진한 내용을 기대하신 분들에게는
다소 지루한 영화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영화를 감동적으로 보신 분이라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선 저처럼 웃음 속에
눈물 한 방울 흘리면서 이 영화를 가슴으로 느끼실 수도
있을 거에요.
그토록 고대하던 월드컵 결승을 보게 됐음에도
친구의 맡긴 시계를 걱정하느라 정작 중계를 보지 못하는
꼬마 승려의 천진한 눈빛, 그게 바로 부처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에 나오는 자막도 매우 인상적이구요.
요즘처럼 삭막하고 살벌한 세상에서,
가슴 가득 따뜻한 사랑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께
이 영화를 강력히 추천합니다.
보시고 감상평도 올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