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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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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아부지


BY 최서영 2000-04-30

아침이다.
뜬눈으로 밤을 새우지않고는 만나지못하는 새벽 아침.
"나가.우리 아버지가 사준 집이니까
지금 네 모습을 보면 나라도 이혼했겠다.'
이런 말 들이 남편의 입에서 나오기까지 그 선량한 남자를 나는 얼마나 뒤집고 후벼팠던가.
그가 해야할말을 하지 않고 참고 있다는 생각이었을까?그가 하고 싶은 말들을 떠뜨리게해주기위해 나는 그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그를 비참하게 했는가.
왜 그렇게 말을 많이 했던가.
엄마,아빠에 대해
그것이 나의치부임을 알면서도 온전히 발가벗어야만 개운해지는 나의 유치함은 나를질리게한다.
전남편도,그리고 지섭이형도 이런 내가 얼마나 질렸을까?
지섭이형을 만나고 싶다.
형에게 묻고 싶다
"형 ,나 왜 이럴까?난 왜 사랑하는남자들을 신물나게 ,지쳐 나가떨어지게하는걸까?
형은 나를엎어주었잖아.'
형이 문득 보고 싶다.
지섭이형.
어떻게 누굴 통해야 형을 만날 수 있을까?
형 어떻게 지내고 있어.
이제 다시 만나도 나를 엎어주진 못할거야.
세월의 살이 형의 등에 엎히기엔 너무 무거워졌거든
형 ,며칠 전 아버지를 만났어.
몇해전 보다는 늙으셨지만 생각보다는 곱게 늙으시고 계셔서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어.
형이 나말고 은희 언니도 엎어 준적이 있고 선영이언니랑 사귄적이 있다는 말에 왕창 정 떨어져서 우리 헤어졌지.
얼마나 이기적이었는지.
나는 늘 첫사랑의 선생님 얘기를 입에 달고 다녔으면서
형은 아주 순결하기를 바라다니
어쩜 아버지같은 냄새가 나는 모든 남자를 경멸할때였었나봐.
바람둥이 울 아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