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경찰들의 전기충격 총 등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075

먼 훗날


BY 낸시 2022-05-24

집과 식당 사이 길을 날마다 두번씩 오고가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경을 감탄하며 가다보면 어느새 집이고 식당이다.
길을 따라 블루버넷, 프림로즈 인디언 블랑킷 인디언 페인트브러쉬, 기생초, 엉겅퀴...등 들꽃이 피고 진다.
조금 멀리는 철따라 뱍태기, 마운테인로럴,텍사스세이지, 목백일홍이 보인다.
이름을 모르는 풀꽃과 나무는 더 많다.
같은 꽃이라도 오늘 과 내일이 다르고 구름 낀 날과 햇볕 쨍한 날이 다르다
그러니 전혀 지루할 새가 없다.
오늘은  목백일홍이 유난히 이뻐보인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과 나무를 날마다 볼 수 있으니 정말 행복하다.
문득, 인생을 소풍에 비유한 천상병 시인의 귀천이란 시가 생각난다.
나도 지금 내게 주어진 시간들을 소풍처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누구나 나처럼 꽃과 나무를 좋아하고 즐기는 것은 아니더라.
나랑 같이 사는 남편도 꽃과 나무에는시큰둥이다.
유난히 화단 가꾸는 것을 좋아하던 할아버지 영향인지 친정 형제들은 모두 꽃과 나무를 좋아한다.
우리끼리 하는 카톡 화제의 대부분도 꽃과 나무다.
그래서인지, 모두들 주어진 인생을 소풍 나온 듯 즐겁게  잘 살아가는 것 같다.

소풍 길에 나선 어린아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길가의 풍경을 감상하다 할아버지가에게 감사한다.
할아버지 하면 , 가위를 손에 들고 나무를 손질하시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할아버지 모습만 떠올려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할아버지 덕분에 우리의 어린 시절은 가난했지만 늘 꽃과 나무로 둘러싸여 풍성했다. 
덕분에 일찌기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되고 그로 인해 행복하다.
먼 훗날 누군가 내 모습을 떠올리며 행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훗날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내가 행복해 할 것을 할아버지는 짐작이라도 하셨을런지...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행복한 나처럼 훗날 누군가 나를 떠올리며 행복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까?
꽃과 나무를 사랑한 할아버지처럼 나도 그냥 꽃과 나무를 열심으로 가꾸어 봐야겠다.
이쁘다는 사람이 있으면 나누어도 주고.
그렇게 살다가면 죽어도 아쉬울 것도 슬풀 것도 없을 것 같다.
즐거운 소풍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으로 훌훌 털고 세상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천상병 시인처럼 나도 가서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게 주어진 소풍 길이 즐거웠고 아름다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