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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쓰는 날3


BY 오늘풍경 2019-06-26

수요일입니다.
피곤하기도 하고 주말에 대한 기대감도 살짝 있는 날이네요.
오늘부터 남부지역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던데 제가 사는  서울도 아침부터 꾸물꾸물합니다.
오늘 한 달에 한 번 있는 교육을 받으러 가는 날인데 우산을 가지고 가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겠어요.
혹시 모르니 그냥 가져가볼까합니다.

지구가 스스로도 자전을 하고 태양을 중심으로 규칙적으로 공전하고 있기 때문에
매일 똑같은 아침-점심-저녁을 맞이하고
봄-여름-가을-겨울이 반복되네요.
저는 아침에 남편 출근 시키고 집안일을 하거나 독서, 가벼운 운동을 한 후
정해진 시간에 요일마다 정해진 아이들과 전화상담을 하는데
이 반복적인 삶이 때때로 무료하고 지루합니다.
새로울 것 없는 하루, 너무 알 것 같은 하루, 그 날이 그 날 같은 하루들의 연속입니다.
이러다 생리전후 호르몬의 변화라도 있는 날이면
내 몸과 정신은 나의 것인지 호르몬의 것인지 모를 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그나마 말실수 하면 안되는 일을 하면서 긴장의 끈과 정신줄을 잡고 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웃집 공사로 시끄럽고
나이 먹어서까지 꼭 가지고 가고 싶은 소설쓰기 취미는 진전이 없고
책도 때때로 다 아는 이야기 하는 것 같아 재미없고
운동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열정이 예전만 못할 때가 많습니다.
밥-설거지-반찬-청소-빨래 등으로 반복되는 집안일은 도 닦는 심정으로 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담은 오이소박이는 내일이면 종료될 것 같습니다. ㅎㅎ(저 사실은 대식가였습니다)
어제는 혼자 집에서 영화를 보다가 너무 슬퍼서 엉엉 소리내어 울었는데
이 역시 어떤 새로움은 아닙니다. 전에도 그런 적 있는 일상입니다.

무한이 반복되는 이 일상에서 제가 가장 추구하는 것이 즐거움인데,
대체로 무난한 하루하루가 가지만 드라마틱하고 판타스틱한 즐거움은 없네요.
그렇다고 정신없이 바쁜 일상도 싫습니다. 그렇게 살아봤는데 스트레스로 여기저기 몸만 아프더라고요.
집안에 있으면 시원한 들녘으로 나가고 싶고
들녘에 있으면 따뜻한 집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더니
어디에서도 만족 못하는게 사람의 심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탈하기 때문에 찾아드는 무료함과 심심함이겠지요.
또 열심히 살 수 있는 하루가 주워졌다는 것은 감사한 일.
호르몬의 장난에 놀아나지 말고 오늘도 씩씩하고 즐겁게 하루를 보내야겠어요.
다음 달에 제 생일이 있습니다.
장난으로 남편에게 내 생일이 뭐 해줄거야라고 물었습니다.
바라는 것은 1도 없습니다.  돌아오는 남편의 대답이 재밌어 거의 매일 물어봅니다.

"내 생일에 뭐 해 줄거야?"
"응, 진심으로 축하해줄거야"
"어떤 식으로 축하해줄거야?"
"응, 따뜻한 말 한마디로 축해줄거야"
"말로만?"
"응, 대출 받아서 집사람 기분좋게 선물 해 줄거야"
"대출까지 받아야해?"
"응, 용돈이 부족해서"
"그럼 대출은 언제 갚을거야?"
"생일 지나고 집사람한테 돈 달라 그래서 갚을거야"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