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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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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쓰는 날 2


BY 오늘풍경 2019-05-21

아컴에 소설 한편을 썼다.
단편소설을 좋아하고, 꾸준히 잘 썼으면 하는 바램이 많아서 기회가 되면 많이 써보고 싶다.
이번 소설로 인간의 질투와 시기에 대해 다루고 싶었는데, 어렵고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아무도 보지 않는 나만의 한글프로그램에서 썼다면 어땠을까 싶다.
갈등을 폭발시키고, 암투를 리얼하게 묘사하고, 절대 화해시키지 않는 결말을 냈을까.

나는 나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보다 잘나가는 사람을 보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나요?"였다.

'스페인하숙'이란 프로그램을 차승원의 요리솜씨와 유해진의 유머코드가 좋아서 정말 열혈시청을 했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한국청년의 인터뷰 중에

"나보다 잘난 사람 보기도 힘들고...." 란 말을 듣고 내심 반가웠다.

걷기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삶이 힘든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다.
마음의 정리가 필요하거나 사람과 자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어떤 사건이 주는 감정적 파장을 여과하는데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이 더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이다.
한 달 여간을 걷는 사람들이 그 프로그램에 많이 나왔다.
도피가 되었든, 자기와의 만남의 시간이 되었든, 장기간 걷기를 결심하기 까지의 솔직한 동기가 궁금했는데,
그 중의 하나로 '타인의 잘남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도 작더라도 하나의 동기가 될수 있다는 공감을 확인했다.
그것이 찌질함이든, 인간의 본성이든, 내 마음속에 일어나는 명확한 현상임을 자각시키고 싶었다.
그래야 그런 감정이 또 찾아들면 능숙하게 대처할 수 있으니까.

나는 '아닌 척'하는 게 정말 싫다.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고  샘나면 샘나고 부러우면 부럽고 그런거지
아닌 척, 쿨한 척하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것이다. 물론, 상대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한다고 본다. 감정을 어리숙하게 티내서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것은 미성숙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불만족으로 끝낸 졸작이지만 형식적인 완성을 했고, 시간과 여력이 되면 손질을 해서 완성도를 높여  볼 생각이다.

글로 뭐가 되고 싶은 건 없다. 그저 내가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어떤 '이야기'라면 더더더 나이 먹어도 계속할 수 있는 취미로 잘 가꾸어나가고 싶다.  글을 내리는 이유는 트라우마때문이다.

전에 아컴에 소설을 올렸었는데, 아뿔싸! 유사한 내용이 영화화 되었다. 내가 그 소설에 넣었던 배경음악까지 동일해서 너무나 아득한 기분을 느꼈기 때문에, 소설은 절대 오래 걸어두고 싶지 않다.

사실, 내가 왜 요즘 질투와 시기에 대해 생각하고 표현하고 싶었는지, 아주 재미난 이유가 있는데...
아, 이걸 못 쓰겠다. 내가 나를 꺼내는 것의 한계. 그리고 인터넷 공간이라는 한계, 그리고 에둘러 말하는 것의 어려움 때문이다. 햐...답답하다. 이걸 쓰면 독자들이 정말 재밌어할텐데....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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