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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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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들


BY 오늘풍경 2019-05-20

일 하는 동안 남편이 무채를 썰어 놓았습니다.
일 마치고 소금으로 절인 뒤, 고추가루를 입혀 무쳐 놓았습니다.
내일 아침에는 무생채 비빔밥을 먹을 생각입니다.
냉장고에 식재료가 많을 때보다 별로 없을 때 마음이 편합니다.
있는 김치로 김치볶음밥을 해 먹거나, 식탁에 오래 전부터 놓여있는 참치캔을 따서 참치김치볶음밥을 해 먹어도 됩니다. 깻잎 짱아찌는 아직 남아있고, 오이소박이는 다 먹었지만, 간단하게 소금에 절여서 밥상에 내 놓아도 손색없는 오이는 몇 개 있습니다. 
반덩어리 남겨져 있던 무로 생채를 만들어 놓으니 뭔가 뿌듯합니다.
잘 차려먹지는 못해도  밥 넘기는 것을 도와줄 자잘한 반찬들이 있어서 좋습니다.
김도 있고, 후라이 해 먹을 수 있는 계란도 있고요.
아, 양파 까 놓은 것과 표고버섯이 있으니 같이 볶아서 먹어도 맛있겠습니다.

이것저것 재료들이 냉장고에 수북하면 부담스럽습니다.
다 먹기도 전에 상할까 염려스럽고,
잘 차려먹는 밥상은 과식을 불러와 먹고나서 후회됩니다.
가급적 외식하지 않고, 배달식하지 않고 소박하게 차려먹는 밥상입니다.

습관처럼 내일 아침 메뉴를 생각합니다.
아주 오래된 습관이어서 잘 고쳐지지 않네요.
내일은 남편이 약속이 있어서 나갑니다.
제가 대중목욕탕을 갈 때와 남편이 오후 2시간 걷기운동 하러 갈때, 제가 한달에 한번 사무실로 교육을 받으러 갈 때를 제외하고는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내일은 몇 시간 떨어져 지냅니다.
약 3주만에 혼자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반갑다거나, 아쉽다거나 하는 감정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습관입니다.

아침에 거의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약속이나 한 듯 주변 정리를 하고, 주방에서 아침을 같이 차려서 먹습니다.
잠깐 커피 타임을 갖고,
화장실에 가고,
간단한 복장을 하고 아침산책을 나갑니다.
네, 그저 습관입니다.
이제는 이렇게 아침을 보내지 않으면 어색합니다.
무서운 습관들이면서 참 감사한 일상입니다.

'건후'처럼 '우~와'할 일이 별로 없는 나날들이지만, 이번 주는 특별한 즐거움을 한 번 도모해 봐야겠습니다.
건후처럼 우~와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