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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낸시 조회 : 694

잘 해 보려고

내가 아보카도를 두박스를 샀는데....남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나는 화가 머리 끝까지 솟는다.
또 시작했구나, 싶어서다.
십여년 넘게 식당을 하면서 둘이서 자주 다투는 것이  재료를 얼마나 사느냐 하는 것이다.
남편은 사재기를 좋아하고 나는 신선도 유지와  공간의 부족을 이유로 이것을 싫어한다.
나하고 그렇게 싸우면서도 남편이  많이 사나르는 이유는, 장사를 잘해 보려는 마음이란다.
나는 바로 이 마음이 모든 것을 망치는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 싫다.

무엇을 하든 세상의 이치는 같다.
마음을 비우는 것은 도 닦는 사람에게만 아니고 장사하는 사람에게도 필요하다.
장사를 잘해 보려고 물건을 잔뜩 사나르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채소나 과일은 제 때 사용하지 않으면 상해서 버릴 수 밖에 없다. 낭비다.
신선도가 떨어진 재료를 사용해서 만든 음식을 좋아할 손님이 있을까...손님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상한 채소와 과일을 가려내고 손질하려면 일손도 더 필요하니 인건비도 올라간다.
장사를 잘해 보려는 마음 때문에 장사는 망할 수 밖에 없다.

상하지 않는 재료를 많이 사두는 것은 어떨까...
그러기 위해선 쌓아 둘 공간이 필요하다.
남편은 그러고 싶어서 임대료를 더 주고 공간을 더 얻고 싶어하기도 하였다.
못하게 했더니 우리집 차고에 물건을 사다 쌓는다.
차고에 냉동고를 사다놓고 그 안에도 물건을 채운다.
장사를 십여년 해보니 그것들 중 상당수는 버리게 되더라.
나중에는 무엇이 어디 있는지도 잊고  쌓여있으니 찾지도 못한다.

그 뿐인가...
더 잘 해 보려는 마음이 있으니 현재가 항상 불만이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잘되는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안된다고 노냥 투덜거린다.
그 투덜거림이 불만이 내게로 향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해서 나도 일에 열중하기 어렵다.
결국 둘이 쌈박질을 하고 식당 문을 닫네 마네 난리도 아니다.
이 모든 것이, 잘 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니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잘해 보겠다고 아보카도를 두 박스 샀다는 남편에게 오늘도 신신당부를 했다.
제발 그 잘해 보겠다는 마음을 내려놓으라.
그냥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면 된다.
마음 비우는 것은 도 닦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장사하는 사람도 날마다 마음을 비워야 한다.
잘해 보겠다는 마음, 바로 그 마음이 걸림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