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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면세한도 어느 정도가 적당하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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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주인 조회 : 289

재수 참 곤란한 사람


“아줌마! 해가 정수리에 있는데 왜 문을 닫았던 거요? 눈 풀린거 보니까 어디 아픈 것 같은데...? 배탈 나셨 수~우?”
 
셔터 내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수입코너에서 나온 경찰 1명이 내게로 걸어온다. 수입코너 사장님께서 신고자가 옷 방 이라고 했다고... 이것저것 질문을 한다.
이런! 이래서 불의를 보고도 다들 모른척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경찰에게 당부했다.
 
“경찰관님! 혹시라도 내가신고 했다는 것은 비밀 이예요~~.”
 
“원칙이지요. 절대 비밀입니다.”
 
그렇게 주차장은 조용해지고 재수와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어제 놓고간 복숭아 상자를 가리키며 얼굴을 찡그린 채 말한다.
 
“아줌마 복사 안 먹었어? 복사가 여기서 밤을 새웠단 말이야? 날이 이렇게 더운데 다 녹았겠다 열어봐! 열어봐봐~아! 얼렁~~요.”
 
“복숭아는 털이 있어서 여기서는... 오늘 집에 가서 잘 먹을게요.“
 
그렇게 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쳐다보는 눈이 웃고 있다. 말투는 반말로, 행동은 반항하는 사춘기 소년같고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자신이 손님인지 옷방 주인인지 나로서는 구별이 안 되는 분류의 남자다. 한손으로 책상에 턱을 고이고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무엇인가 자꾸 말을 한다. 나와 상관없는 이야기로 혼자 신났다.
 
”아줌마 여행 좋아해? 아니지 뚱뚱한 거 보니 먹는 거 좋아 할 거야. 안봐도 비디오야~~겨울에 저기 청계산 속에 가봤어? 거기가면 빙어 포장마차 있는데 살아있는 펄펄 뛰는 거 수족관에서 건져주는데... 설마 청계산에서 낙시 할리는 없고... 그거 빙어 먹어봤우? 탤레비에 나오는데 낙시로 잡아서 초장 찍어서 맛있게 먹던데 난 그거 못 먹겠더라구...아~휴 작년 겨울에 같이 간 기집애가 입에 넣어줬는데 입에서 펄쩍거리는데...다 토했다니까? 그날 나 천당 가는 줄 알았어. 사람들 정말 잘 쳐먹더라. 야만스럽게... 빙어가 반짝반짝 은색인데 아주 예쁘기는 해요. 어항에 몇 마리 길러보고는 싶기는 하더라고. 얼마만큼 자라는지.“
 
계속 떠들거나 말거나 마음에 드는 옷 있는지 고르라고 그에게 어울릴만한 슈트, 셔츠와 바지 벨트 점퍼까지 아래 행거에다 옮겨 놓았다. 속담에 멍석 깔면 뭐 어쩐 다나... 오늘 이곳은 그에게 옷방이 아니고 빙어 포장마차에 온 사람 같았다.
마음으로 생각을 한다. (저 재수 귀인으로 대접 하려 했더니 혹시가 역시구나.)
 
”아줌마! 아줌마~아! 아줌마~ 아이구 답답해라 대답 좀 해요 대답 좀...“
 
”아줌마 좀 부르지 말아요. 할 말 있으면 그냥 하세요. 내 귀 잘 들리니까.“
 
”그래? 듣고 있었다 이거네? 그래 알았어. 아줌마가 대답을 안 해도 너 할 말만 해라 이거네?
알았어 그런지도 모르고 영화배우 섭할 뻔 했구먼? 하하하~~아줌마! 내 말 다 듣고 있었구나~~에이구 내슝 아줌씨! 히히히~~“
 
벽에 걸어놓은 큰 쇼핑백을 꺼내어들고 행거에 걸린 옷을 담으라고 턱으로 신호를 보낸다.
 
”입어보세요.“

”입어보긴...바지허리 32 맞아? 셔츠 ok~~, 슈트는 입어보자... 아줌마 눈이 좀 있네~~ 아니지 모델이 영화배우다보니 이정도 그림이나오는 거지...“
 
안 입고 가져가겠다더니 탈의실에서 모두 입고 나온다.
멋스럽다.
 
”벨트는 서비스지?“
 
”서비스는...먹는 과자도 아니고 과일도 아니고...사탕이라면 한 개 서비스를 준다지만...“
 
”하하하~~ 과자 사탕 과일은 내가 사다 줄게 알았지??? 벨트는 끊어질 때까지 허리에 매달고 다닐께 아줌마 생각 하면서...고마워~~“
 
참 곤란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