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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낸시 조회 : 317

단골손님

칠월의 텍사스는 기온이 섭씨 40도를 오르내린다.

그래서 그런가, 식당에 손님이 없다.

오는 손님이 없으니 할 일 또한 없다.

하릴없이 의자에 앉아 밖을 쳐다보는데 아이를 태운 유모차가 나타났다.

이 더운날, 유모차에 탄 아이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모차를 끄는 여자도 더위에 지쳐 힘들어 보인다.

어..어...유모차를 끌고 나타난 부부가 우리 식당으로 들어온다.

식당 문을 들어서는데, 어머...이게 누구야...잘 아는 얼굴이다.

 

어제 식당을 찾은 손님 둘이서 제니퍼가 소개를 해서 찾아왔다고, 제니퍼를 아느냐고 물었다.

제니퍼는 흔한 이름이니, 누구를 말하는 것일까...

키작고 통통하고...설명을 들으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40킬로 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또 다른 우리 식당의 단골손님이다.

바로 그 제니퍼가 오늘 유모차에 손주를 태우고 나타난 것이다.

딸네 집이 우리 식당에서 4블럭 떨어지 곳에 있는데 왔다가 들렀다 한다.

어머나, 세상에...가깝다해도 걸어서 오려면 30분 가까이 걸렸을텐데...

이 뜨거운 텍사스 땡볕에, 아이까지 유모차에 태워 걸어오다니...

 

조용하던 식당 안이 제니퍼의 등장으로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우리 식당 단골 손님들은 스스로 충성도가 높다는 표현을 한다.

손님이 줄었나 늘었나 수시로 확인을 하고 혹 줄었다면 다시 홍보에 열성을 내겠다고 다짐한다.

감사 편지를 보내는 손님도 꽤 많다.

멀리로 이사를 가면서 내가 새로 연 식당까지  일부러 찾아와 인사를 하기도 한다.

불평하는 손님을 보고선 나 대신 나서서 큰소리로 호통치는 손님마저 있었다.

식당 손님과 주인의 관계가 아니라 마치 친구나 친척 같다.

세상에 나보다 더 행복한 식당 주인이 있을까 싶다.

 

어제는 실수로 당면에 설탕 두 수저 대신 소금 두 수저를 넣었다.

오십명 가까운 손님이 그것을 먹었는데, 그 중 불평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서야 그것을 알고 손님 보기도 창피해서 달아나듯 일찍 집으로 왔다.

그것을 먹고 간 손님 중, 두 사람이나 별 다섯개짜리 리뷰를 달아주기까지 했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그런데 오늘은 제니퍼까지 나타나 날 감동시킨다.

나는 우리 식당 단골 손님들이 고맙다.

정말로 눈물날 만큼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