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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면세한도 어느 정도가 적당하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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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낸시 조회 : 848

감사

지난 토요일 우리 식당에 두 노부부가 왔다.

팔십이 넘기도 팔십에 가깝기도 한 두 부부는  식당하는 우리를 부러워하였다.

노년에 참으로 좋은 소일거리를 찾았으니 얼마나 좋으냐는 거다.

은퇴한 후 삶이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말로 들렸다.

노후대책 중에 돈만큼 중요한 것이 취미생활이라는 말이 있던데 사실인가보다.

하긴 우리도 식당을 소일거리로 생각할 때가 더 많다.

나이들 수록  할 일이 있음이 감사하다.

식당은 전생에 죄가 많은 사람이나 하는 것이라던 남편도 요즘은 일거리가 있음이 감사하다고 한다.

 

우리 식당에서 고등 동창인 친구가 일을 한다.

친구는 돈버는 것보다 아침마다 갈 곳이 생긴 것이 더 좋다 한다.

병든 남편과 날마다 종일 집에만 있으니 우울했는데 일하는 동안 기분 전환이 되어 좋다고 한다.

 

처음 식당을 시작하던 때가 생각난다.

이십년 가까이 전업주부로 있다 시작한 일이 쉽지 않았다.

오십이 되기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력도 기억력도 체력도 일하는데 문제가 많았다. 

나보다 더 나이든 사람들도 해내는 일을 힘들다한다고 아들 녀석이 구박을 했다.

자존심도 상하고 서럽기도 해서 이를 악물고 해냈다.

 

육십 중반이지만 사십 후반이었던 그 때보다 훨씬 건강해져 감사하다.

체력 시력 기억력, 모두가 그 때보다 훨 낫다.

끊어질 듯 아프던 팔이 이제는 하루종일 칼질을 해도 거뜬하다.

주저앉고 싶던 다리도 하루종일 뛰어도 말짱하다.

열심으로 한 눈운동도 효과가 있어 돋보기 없어도 주문표을 잘 읽는다.

장사야 수입과 지출을 따지지 않을 수 없으니,  숫자를 외우는 능력도 향상되었다.

건강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고 일을 해서 건강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사방 중 삼면이 유리로 된 식당은 안에서 밖이 훤히 보여서 기분이 좋다.

돈이야 벌건 말건  그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지금까지 해 온 네 개의 식당 중 분위기가 가장 맘에 든다.

분위기가 맘에 들어 죽을 때까지 우리 소유로 하고 싶다.

음식과 식당 분위기에서  사랑과 정성이 느껴진다는 손님들이 있다.

사랑과 정성은 말하지 않아도 절로 느껴지나보다.

 

잘했다,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다.

포기하고 싶었던 수많은 순간들을 돌아보면 더더욱 칭찬하고 싶다.

기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낸 내가 자랑스럽다.

할 일이 있어 감사하다는 남편을 보면서, 내 인생은 성공이구나...그런 생각마저 든다.

주어진 것이 아니고, 내가 만들어 낸 것이어서 더욱 좋고 감사하다.

좋다,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