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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BY 낸시 조회 : 1,032

씁쓸하다.

외국에 사니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그립다.

그런 이유로 여기서 만난 여고 동창과 친구가 되었다.

서로 관심사도 다르고 세상을 보는 눈도 다르고 대화를 하면 겉돈다는 느낌은 있었다. 

하지만 같은 여고를 나왔고 이역만리 떨어진 곳에서 다시 만난 인연은 귀하다.

그 친구가 몇 년 사이 부쩍 나이들어 보인다.

아픈 남편과 둘이서 집에만 있으니 어찌 아니 그럴까...

친구에게 우리 식당에서 일해볼래? 물으니 반가워한다.

 

첫날, 끊임없이 이어지는 친구 말에 자꾸 짜증이 나려한다.

내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친구가 하는 말을 듣다보니 내 몸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말의 내용은, 어렵다 힘들다 안된다가 대부분이다.

남편에게서 많이 듣던 익숙한 말이다.

그런 말을 들을 때, 나는 수렁에 빠진 남편이 나까지 끌어들이는 것 같아 싫었다.

결혼생활 중 가장 힘든 이유였고 , 내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내려면 이혼해야 하는 것 아닌가 고민하기도 했다.

거기에 더해서 친구는, 너도 별 수 없네...라는 비아냥까지 곁드린다. 

하긴 이 부분도 우리 남편에게 많이 들은 말이다.

개업하고 어렵지만,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용기를 잃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이럴 때, 친구의 말은 도움은 고사하고 자꾸 나를 넘어뜨리려하는 것만 같다.

그런 역할은 남편 하나로도 버거운데 친구까지 둘이면 감당이 안될 듯 하다.

 

둘째 날 어제, 다시 이어지는 친구의 말을 막았다.

친구에게 섭섭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계속 갈 수는 없다.

"내가 너를 고용한 것은 식당 일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다.

그런데 너가 이런 종류의 말을 계속하면 내가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마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

지금은, 쏘스를 어찌 만드나. 음식은 어떻게 담나, 롤을 어떻게 하나...이런 이야기를 할 때다.

사적인 이야기를 안할 수는 없지만 끝없이 그런 이야기를 하면 해야할 일을 놓치기 마련이다."

 

그랬는데 자꾸 마음이 쓰인다.

혹시 친구가  을의 설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왜 아니겠어.

그럴 의도은 아니었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대화가 통하는 친구가 아님을 이미 알고 있었는데, 같이 일하자고 한 것이 잘못이었을까...

여지껏 힘든 삶을 살아왔다는 친구에게 나까지 상처 하나를 더한 것만 같아서 영 씁쓸하다.